영국 출신 프로그레시브 록밴드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가 1979년 11월 발표한 ‘Another Brick in the Wall(벽 안의 또 다른 벽돌)’의 가사 일부다. 미국 빌보드의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했고, 영화화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반전(反戰)을 다루었고 획일화된 교육의 문제점을 강렬히 비판했다는 이유로 1987년 민주화 이전까지는 우리나라 대표 금지곡, 금지영화였다.
우리의 유년, 청년 시절도 이 노래에 담겨 있는 문제의식과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었다. 기성세대와 권력의 통제에 무비판적으로 순응하지 않고, ‘왜’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스스로의 결정의 힘을 키워나가고자 했던 것이다. 도래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육은 이러한 질문의 능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질문의 능력이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3년차에 접어든 경기도교육청 ‘꿈의 학교’에 대한 평가를 해 보자. 우선, ‘꿈의 학교’ 사업마저도 청소년들의 꿈을 통제하고자 하는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아닌지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진로 코칭이나 적성 찾아주기 프로그램으로 변질되고 있지는 않은지, 소영웅주의에 물들어 하버드대학에 들어가기보다 어려운 김연아, 박지성 되기를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지, 자본주의 대중문화의 엔터산업 흉내를 내고 있지는 않은지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
둘째, ‘꿈의 학교’ 사업은 무엇(what)을 어떻게(how) 할 것인가를 묻는 좋은 계획과는 달라야 한다. 꿈은 왜(why)라는 질문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일을 할 것인지 잘 하는 일을 할 것인지를 두고 조급한 선택을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점검해 봐야 한다. 그 일을 하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스스로 고민하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꿈의 학교’까지도 잘 만들어진 커리큘럼에 잘 따라주는 학생들을 만드는 것이 최선이라는 관료주의적 타성에 젖어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보아야 한다. 삐딱하게 다르게 행동하는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이기보다는 꿈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는 이유를 내세우며 기성세대들의 마음에 흡족할 결과물과 꿈들을 기다리는 게 아닌지를 점검해야 한다.
넷째, 꿈에 대한 솔직한 질문이 필요하다. 꿈은 꼭 있어야 하는 것인지, 꿈이 없는 청소년들은 열패자인지, 청소년 진로는 기성세대의 코칭으로 결정해야 하는 것인지, 꿈지기 멘토 교사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솔직한 질문이 필요해 보인다.
스티브 잡스는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고 말했다. 프리디리히 빌헬름 니체는 “젊은이들을 타락시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보다는 똑같이 생각하는 사람을 존경하라고 가르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무분별한 차별화 전략으로 이해하면 곤란하다. 이 이야기의 본질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힘을 가지라는 것이며,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앞서 ‘왜’ 하려고 하는지를 먼저 생각하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오현순
매니페스토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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