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당구 고수들 한자리에…평화 통일 염원하며 ‘레전드 3쿠션’
본보와 대한당구연맹이 공동 주최하고 경기도당구연맹이 주관한 이번 대회는 파주 지지향 게스트하우스 내 다목적홀에서 개최됐으며 우리나라를 비롯, 일본, 이집트, 콜롬비아, 네덜란드, 멕시코, 포르투갈 등 세계 각지의 당구 레전드 36명이 참여해 열띤 경쟁을 벌였다.
특히 세계 예술구 챔피언이자 매년 예술구 투어를 개최하는 로베르토 로하스를 비롯, 2002년 제1회 아시아 3쿠션선수권대회와 네 차례의 전 일본 3쿠션선수권대회, 2012 전 일본 프로 3쿠션선수권대회를 석권한 아라이 타츠오가 참가했다. 또한 1985년부터 89년까지 5년 연속 한국프로당구 챔피언이었던 김용석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당구 레전드들이 함께 참여해 대회 내내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또한 이번 대회는 참가 선수들이 임진각과 도라전망대, 제3 땅굴 등을 둘러보는 DMZ투어 탐방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부대 행사도 개최되며 ‘평화 통일 기원’이라는 취지를 극대화했다.
곧바로 이어진 폐회식에는 남삼현 대한당구연맹 회장, 박태호 대한당구연맹 수석부회장·양춘수 부회장, 차동활 경기도당구연맹 회장 등이 참석해 대회 폐막을 축하했다.
남삼현 회장은 폐회사를 통해 “이번에 참가한 선수들은 당구팬들의 영원한 레전드이며 앞으로도 우리들의 영웅으로 남아주셨으면 한다”며 “레전드 선수들이 명성에 걸맞게 승패를 떠나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많은 당구팬이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생태계의 보고이자 평화통일의 발상지인 파주에서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이번 대회가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에 참여했던 바트 마넨(네덜란드) 선수는 “세계 각국 선수들의 실력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어 의미가 있었던 대회”라며 “다음에도 대회가 개최된다면 꼭 다시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_구윤모ㆍ허정민·유소인기자 사진_김시범ㆍ장용준ㆍ조태형기자
“당구는 내 인생… 亞 선수권 첫 우승 가슴 벅차”
- 세계 유일의 대회에서 우승한 소감은.
40년간 당구대회를 많이 출전했지만 우승은 처음이다. 매우 벅차고 기쁘다. 일등을 목표로 그동안 달려온 건 아니지만 내 인생을 ‘당구’라는 스포츠와 함께 한 것을 고려했을 때 이번 우승은 더욱 값진 것 같다. 체력관리와 컨디션 조절을 잘한 것이 이번 우승에 결정적이었다.
한국에서 주최하는 대회는 거의 70회 정도 참여했다. 아시아선수권에서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꾸준히 또 열심히 당구를 즐기면서 걸어온 내게 주는 선물과도 같은 우승이다.
-오랜 세월 함께한 당구, 어떤 의미인지.
거의 50년간 당구를 쳐왔다. 수십 년간 당구와 함께 했지만 매순간 즐기면서 하는 스포츠다. 그래서 당구는 내 인생이기도 하다. 당구대 위의 공들을 내 마음대로 굴리기 위해서 펼치는 기술 등이 모두 매력적이다. 앞으로도 당구라는 ‘승부의 세계’에서 계속 즐기면서 활동하고 싶다.
- 남·북한의 경계의 도시, 파주에서 당구대회를 치렀는데.
전 세계 당구 선수들이 모여 파주에서 스포츠를 펼친 것은 큰 의미가 있었다. 일정 중간에 DMZ 안보투어 프로그램을 하며 제3땅굴, 도라산전망대 등을 둘러 봤는데 남북통일에 대해서도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남북통일이 조속히 이뤄져 남과 북이 하나의 나라가 돼 사이좋게 지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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