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산업은 한마디로 제조업과 IT(Information Technology, 정보기술)의 결합이라고 할 수 있다. 제4차 산업은 공급자들이 수요자의 전반적인 경향이 아니라 하는데, 수요자의 개인적인 성향을 파악하여 그들이 원하는 것에 지능적으로 대응하고자 한다. 이것은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산업이 바뀌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런 현상이 사회 전반에 걸쳐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면, 학교에서는 공급자가 중심의 지식주입방식을 탈피하여 교사가 아닌 학생이 학습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 이런 시대적 상황 속에서 박물관도 공급자 중심에서 관람객인 수요자 중심으로 어떻게 바꾸는가 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공급자 입장에 있는 박물관은 수요자인 관람객들이 박물관을 방문하는 동기가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을 경험하고 싶어 하는지 파악하고 그것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관람객들이 박물관을 둘러보는 행동 유형을 보면,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다.
첫째, 개미형 관람객(ant visitor)들은 벽과 전시대를 따라 걸으면서 전시물을 관찰하는데, 전체적으로 관람시간이 길다.
둘째, 물고기형 관람객(fish visitor)들은 전시실의 중앙에서 움직이기를 좋아한다. 전시실의 전시물들을 자세하게 보려고 하기보다는 빈 공간을 가로지르면서 전체적으로 쭉 훑어본다.
셋째, 나비형 관람객(butterfly visitor)들은 전시실 내 주어진 동선을 따라 이동하기보다는 오른쪽 벽에서 왼쪽 벽으로 날아다니듯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서 거의 모든 전시물들을 살펴본다. 멈춰 서는 시간은 전시물에 따라 다르다.
넷째, 메뚜기형 관람객(grasshopper visitor)들은 박물관 내 주어진 동선을 무시하고 자기들이 관심 있는 전시물만 본다. 이 관람객들은 주로 개인적 관심이나 전시물에 대한 사전 지식에 의해 선택적으로 전시실을 돌아본다. 전체적인 관람 시간과 비교해 봤을 때 특정한 전시물 앞에 서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긴 편이다.
관람 유형에 대한 파악과 함께 관람객들의 집중력을 높이고 전시물에 대한 해설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오디오 가이드나 LED 혹은 LCD 영상, 더 나아가서 스마트폰 앱을 통한 안내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digital technology)의 활용이다. 이제 소셜 미디어는 박물관 소통의 본질적인 요소가 되었으며, 관람객들이 아이팟(iPod) 터치나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앱을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전시물들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와 같은 시설을 갖추는 것이 중소형 규모의 박물관, 특히 사립박물관들은 어려움이 많아서 지자체나 관련 기관의 이해와 도움이 절실하다. 이런 점에서 인천시의 작은 박물관 활성화 사업과 박물관협의회 사업 지원이 새해에 더욱 확대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임봉대 인천시 박물관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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