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단상] 2018년 무술년, 선진 대한민국의 원년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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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정유년(丁酉年)은 붉은 닭의 해였다. 새벽을 알리는 지혜의 전령처럼 정의의 촛불을 밝혀 촛불정부를 세웠다. 올해 무술년(戊戌年)은 황금개의 해다. 책임감과 의리를 상징하듯 우리 모두 적폐청산과 나라다운 나라를 세우라는 것이 촛불의 지엄한 명령이다. 느슨해진 거문고 줄을 고쳐맨다는 해현경장(解弦更張)의 마음가짐으로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촛불 민심의 핵심은 ‘새로운 세상 한번 만들어보라’는 것이다. 그럼 새 세상 앞에 뭘 내세워야 할까? 빈부 격차 해소, 경제민주화, 삶의 질 향상 등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 중심에 시대정신의 요체인 정의가 있다. 정의는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세상, 골고루 잘 사는 세상,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문재인 촛불정부는 출범한 지 8개월밖에 안 된다. 그동안 망가진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인수위 없이 출범했지만 대통령의 지시나 정부 지침으로 가능한 개혁 작업을 전광석화(電光石火)처럼 단행했다.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의 5대 목표, 20대 전략, 100대 과제를 선정하고 총 647개 법률 개정을 선정하고 시행 중이다. 미·중·일·러 정상들은 물론 아세안 국가 등 정상들과 회담을 통해 우리 외교정책 기조를 설명하고 북핵·미사일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짧은 시기 안에 많은 일을 성공적으로 해 나갈 수 있는 힘은 쓰레기 한 톨,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명예혁명을 이룬 촛불혁명의 에너지 덕분이다.

 

민주주의는 인류가 발견한 최상의 제도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민주주의에 촛불혁명은 성숙한 민주주의의 새 이정표가 됐다. 촛불 혁명을 전 세계가 감탄했고 프리드르히 에버트 재단의 인권상도 받았다. 또한 그 힘으로 촛불정부가 애틀랜틱 카운실의 ‘2017 글로벌 시민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은 한국정치가 발전할 절호의 기회다. 정치지도자들이 성숙하게 사명감을 갖고 선진 대한민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흔치 않은 역사적 기회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직 다음 선거만 생각하면서 한국 정치가 나아갈 방향과는 역으로 가고 있다.

 

미국이 대공황을 맞이했을 때 루즈벨트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의회에 비상임시국회를 요청해서 100일 동안 초강력 법안 76개를 폭풍처럼 통과시켰다. 그 100일로 망해가던 미국을 다시 일으킬 뉴딜정책의 기틀을 만들고 세계경제 흐름을 바꾸었던 것이다. 분명한 것은 루즈벨트 대통령이 혼자의 힘으로 된 것이 아니라 당시 여야 지도자들의 협치로 미국민의 힘을 응집시킬 수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도 할 수 있다. 우리 국민은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산업화, 민주화, 정보화를 이뤄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조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우뚝 섰다. 지난해에는 촛불로 성숙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를 보여줘서 세계를 감동시켰다. 대한민국은 결코 만만한 국가가 아니다.

 

세계 강국들 한가운데 있어서 대한민국이 힘도 없고 작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인구 5천200만 명, 국민소득 3만 달러의 나라는 미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6개국밖에 없다. 의연하고 떳떳하고 당당해도 된다.

 

2018년 무술년 황금개의 해에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남북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은 물론 촛불의 제도화, 나라다운 나라, 선진 대한민국의 원년이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한마음 한뜻이 되어 책임감 있게 전력투구하자.

 

문희상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의정부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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