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혁신교육은 경기교육을 상징한다. 특히 혁신학교의 등장은 세간을 뒤흔들만큼 교육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혁신교육은 전국으로 확산될 정도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대한민국 교육에서 경기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혁신교육, 경기꿈의대학, 경기꿈의학교 등 교육이라는 프레임을 부순 정책들로 경기도교육청은 이미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 교육계에 새로운 지평을 연 경기교육이 과연 어떤 원동력을 통해 정책을 실현해 가고 있는지, 그에 따른 구체적인 정책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 학생중심·현장중심 교육실현, ‘혁신학교’
혁신학교는 일반학교와 큰 차이를 갖고 있다. 바로 학교 구성원의 의지이다. 혁신학교는 일반학교와 달리 창의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한 교육과정 개발과 기존 틀에서 벗어난 수업 혁신이 병행돼야 한다.
교사는 이 같은 과제를 소화하기 위해 쉼없이 수업을 연구하고, 학생 개개인에게 맞춤형 학습을 고민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의지가 떨어져 불협화음이 나타난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이같이 학교 구성원의 의지와 합의가 중요한 만큼 혁신학교는 그 자체가 모험처럼 보였다. 하지만 경기도교육청은 포기하지 않고, 이를 관철해 나가기 시작했다. 이에 도내 전체 학교 2천342곳 가운데 23.1%가 혁신학교(541개교·3월1일자)로 지정되는 등 해마다 그 규모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09년 13개로 시작한 혁신학교는 매년 늘어나는 동시에 이제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또 교사들로 구성된 혁신학교 전문적 학습공동체는 도내 5천여 개를 넘어서고 있다.
혁신학교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혁신교육지구로 확대되고 있다. 혁신교육지구는 도교육청과 지자체가 함께 손을 잡고 지역교육자원을 개발하고 지역특성을 살린 교육사업을 운영하는 등 지난해 3월부터 광명과 구리, 안양, 오산 등 도내 10여 개가 넘는 지자체가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이들은 학생들에게 보다 나은 교육 여건을 조성하고, 지역교육공동체 구축으로 탄탄한 혁신교육의 기반을 다지는데 ‘윈-윈’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 4차 산업혁명 시대 대비한 ‘경기꿈의대학’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의 후반기 역점사업인 ‘경기꿈의대학’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경기도교육청이 제시한 첫 번째 정책이다. 지난해 4월 세상에 공개된 ‘경기꿈의대학’은 고교생들이 대학에서 마련한 강의를 통해 진로와 적성을 찾을 수 있도록 한 교육프로그램이다.
도교육청은 현재 오프라인 수업으로 진행되는 경기꿈의대학을 K-무크(국가기반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 앱 개발 작업에도 속도를 올리고 있다. 스마트폰 앱 보급이 활발히 이뤄질 경우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인 K-무크로 영역을 넓히는 계획은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K-무크는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지난 2015년 10월부터 전국 대학교마다 우수한 강좌를 선정한 뒤 온라인으로 국민에게 제공하는 사업으로, 수강인원에 제한 없이(Massive), 모든 사람이 수강 가능하며(Open), 웹 기반으로(Online) 미리 정의된 학습목표를 위해 구성된 강좌(Course)를 말한다.
도교육청은 경기꿈의대학에서 진행된 강좌 중 우수하거나 학생 만족도가 높은 강의를 모아 K-무크로의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경기지역 고교생뿐만 아니라 전국의 학생, 해외에서 유학 생활을 하는 학생까지도 진로 탐색에 필요한 강의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이같이 도교육청의 구상이 현실이 된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정책이 시행되는 것이다.
경기꿈의학교는 학생중심을 강조하는 도교육청의 대표적인 교육활동 중 하나이다. 학교 안팎의 학생들이 꿈을 실현하기 위해 스스로 기획·참여·운영하는 학교 밖 활동으로,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배움의 주체로서 자신의 삶을 찾아나가는 교육 철학을 담고 있다.
이에 경기꿈의학교는 ‘학생이 만들어가는 꿈의학교’, ‘학생이 찾아가는 꿈의학교’로 나뉜다. 올해로 4년차를 맞는 경기꿈의학교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학생이 만들어가는 꿈의학교는 160교로, 지난 2015년 25교와 비교해 6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학생이 찾아가는 꿈의학교도 2015년 118교에서 3년째인 지난해 200교로 늘었다.
도교육청은 꿈의학교의 안정적인 지원을 위해 권역별로 관리하고 있다. 또 운영주체 워크숍과 개교지원 컨설팅, 컨퍼런스 등을 통해 운영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꿈의학교 운영 평가를 바탕으로 꿈의학교 질 제고는 물론 지역의 자생적 지원을 펼치고 있다.
■ 학생을 키우는 마을…‘마을교육공동체’
‘마을’이 포함된 도교육청의 정책은 특별하다. 학교와 마을의 경계를 허물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공간을 조성하자는 뜻에서 다소 낯설지만, 그 의미는 새로우면서 깊다. 도교육청은 ‘마을교육공동체’를 실천하면서 학교 안에 국한되지 않고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가 학생을 지원하고 돌보는 역할을 강조한다.
이에 ‘마을교육공동체’는 학생을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학생들이 꿈을 실현하기 위한 ‘경기꿈의학교’는 물론 교육자원봉사센터, 교육협동조합, 학부모지원, 공통사업 등 여러 분야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마을교육공동체’는 이를 바탕으로 마을이 아이들을 함께 키우고, 아이들이 마을의 주인이 되도록 학교와 교육청, 지자체, 시민 사회 등이 협력하고 연대한다. 이에 혁신교육의 확대와 학생, 학부모, 교사, 주민 등 교육주체 간 교육공동체 구축을 통한 공교육의 변화까지 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재삼 도교육청 대변인은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책임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경기교육은 항상 학교 교육현장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기교육이 우리나라 교육의 선구자 역할을 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교육현장에서 교원이 오롯이 교육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 것”이라며 “이는 혁신교육으로 이어지는 시너지 효과로 나타나는 등 교육적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기교육은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또 다른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며 “시대가 요구하는 교육적 변화를 통해 학생들이 대학입시가 아닌 진정 자신의 진로와 꿈을 찾을 수 있는 교육을 실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규태ㆍ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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