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단상] 귀농·귀촌이 우리 농업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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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 50만 명 시대가 열렸다. 지난해 6월 29일 발표된 귀농·귀촌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농촌으로 이동한 동반가구원을 포함한 귀농가구원은 2만 559명, 귀촌인은 47만 5천489명으로 나타났다. 전체 귀농·귀촌인 및 동반가구원 중 50.1%가 30대 이하 젊은 층이다. 농촌이 젊어지고 있다.

 

청년 실업률 문제, 저성장에 따른 고용불안 문제, 각박한 도시에서 경쟁에 매몰되어 쌓인 피로, 주택, 교통, 환경오염 문제 등을 해소하고 싶은 다양한 삶의 가치 추구 경향 등이 그 원인이겠지만, 비단 그뿐만은 아니다.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는 2년 전 한국의 한 대학을 방문해 “교실을 나가 드넓은 농장으로 가라. 여러분이 은퇴할 시점에는 농업이 가장 유망한 사업이 될 것이다”라고 조언한 것처럼, 젊은 층이 농업에서 미래를 찾고 있다.

 

귀농하는 사람은 자신의 다양한 경험과 기술력을 활용하여 농업의 6차 산업에 적극적으로 진입하기 때문에 농업의 부가가치를 향상시키고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강원도의 경우 6차 산업 종사자 50% 이상이 귀농자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도시에서 외식업을 하다 귀농한 청년은 하동에서 하동 쌀과 지역 농산물을 구매하여 하동에 가면 사야 하는 ‘하동 찰호떡’을 개발하여 성장세를 타고 있으며 미래에는 ‘하동 찰호떡’으로 국제적 프랜차이즈 사업이 목표라고 말해 우리 농업에 희망을 주고 있다. 대추농사를 많이 짓는 마을에 귀농해서 대추농사를 짓는 부부가 자신의 대추농장만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민들과 힘을 합해 마을기업으로 대추 가공공장을 설립하고 대추산업을 주도하기도 한다.

 

귀농가구에 비해 그 비중이 훨씬 더 많은 귀촌가구의 증가는 농업과 농촌에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농식품부의 귀농·귀촌실태조사보고서에 의하면 귀촌을 했다가 5년 이내 농업으로 전환을 하는 사람의 비중이 29.1%이다. 귀촌가구가 잠재적 농업 인력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수치만으로는 부족하다. 농촌에 농업하는 사람만 살아서는 지속 가능한 농촌이 될 수 없다. 최근 농촌 인구가 줄면서 사라져가는 이·미용시설, 작은 학교, 보육시설, 음식점 등 농촌을 지탱하던 각종 편의시설이 없어져서 농촌은 점점 사람 살기 어려워지고 있다. 농촌으로 새롭게 유입되는 귀농·귀촌자들이 도시에서 축적한 다양한 전문성과 기술을 접목하여 농촌에 새로운 서비스업을 탄생시킬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도시근로자 소득과 농가소득의 격차는 물론 문화적 격차도 줄여줘야 한다. 귀촌인들이 모여 카페도 열고 식당도 운영하며, 작은 도서관을 열어 아이들의 보금자리가 되어 주고 그 아이들의 부모를 불러 모아 농촌에서 누리기 어려운 각종 강좌나 문화공연도 대폭 늘려서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물론 귀농·귀촌이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농촌 지역의 지가상승, 지역민과의 갈등 문제, 귀농 초기 정착의 어려움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그러나 지방분권 시대에 맞는 국토균형 발전과 대한민국 농업 미래성장을 위해서는 귀농·귀촌을 통한 농촌의 세대교체가 해법이다.

 

설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더불어민주당·부천 원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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