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포커스] 김용목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 신임 의장

이명관 사회부장 mk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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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가 서로 양보하지 않으면 공멸 함께 성장하고 신뢰하는 현장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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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가 먼저 양보하면 이는 기업의 더 큰 양보로 돌아오고, 최종적으로는 상호신뢰가 쌓이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이를 통해 노조가 49만 가지고 51을 기업에 양보하는 지혜를 얻었습니다”

 

지난달 22일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 제13대 의장으로 취임한 김용목 의장(58)은 노동자와 기업이 함께 성장하고 신뢰하는 ‘현장’ 구축을 첫 번째 목표로 꼽았다. 

김 의장은 지난 1월24일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 2018년도 정기선거인대회’에서도 전체 선거인 857명 중 721명이 투표에 참가해 찬성 701표, 반대 12표, 무효 2표 등 98% 찬성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를 이끌게 된 김 의장은 노사갈등을 원만히 해결한 경험을 토대로 ‘기업이 오고 싶어하는 경기도, 노동자가 살기 좋은 경기도’를 만들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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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책협약 관철과 노동존중사회 건설을 위한 2017 전국노동자대회

- 노사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어떤 노동철학을 가지고 있나.
가장 핵심적인 철학은 ‘49대 51’로 설명할 수 있다. 노동자가 49를 가져가고 기업에 51을 준다는 생각이다. 기업 없이 노동자가 있을 수 없고, 노동자 없이 기업이 살 수 없다. 
결국 서로 양보하지 않으면 노사가 모두 공멸할 수밖에 없다. 그 양보의 시작을 노조가 보여준다면, 기업은 노동자를 신뢰하게 된다.

 

㈜노루페인트에서 노조위원장을 맡았던 시절, IMF사태로 휘청거리던 사측의 30% 인력감축안을 받아들였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인력감축안을 받아들이면 조합원들에게 손가락질을 받게 되고, 이를 거부하면 회사가 무너지는 상황이었다. 당시 조합원들을 설득해 인력감축안은 받아들이되 사측에 경영정상화 이후 이들을 모두 복직시키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실제로 경영상황이 호전되면서 수년에 걸쳐 해고자 대부분이 회사로 돌아올 수 있었다. 큰 위험을 감수한 선택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흔들리지 않는 노사 간의 신뢰를 구축했던 계기가 됐다.

- 한국의 노동 의제는 통상 서울이나 중앙조직을 중심으로 소비될 뿐, 지역에서 논의되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큰 틀의 의제와 거시적 안목들은 노동운동의 발전과 노동자들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중요하다. 하지만 노동현장에서 구체적인 문제해결 방법들을 제시하지 못하는 의제들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현장이 변화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미시적인 과제들이 거시적인 안목으로 모아지고 거시적인 안목이 구체적인 방법으로 발현되는 과정들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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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법 개악 저지!’ 2016 한국노총 총력투쟁 결의대회

- 임기 동안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를 꼽는다면.
재정 부분에서 자생력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펼쳐야 할 것 같다.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도 지금의 상황에 만족하지 않고 미래 먹거리를 고민해야 한다. 다른 선진국에서는 노조들이 산업재해를 당한 노동자들을 위한 요양병원과 노동자들의 재취업 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수익사업을 벌이고 있다. 병원 설립이 까다로운 국내상황에 비춰봤을 때, 산재 노동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요양시설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 앞으로의 각오는.
‘통합된 힘을 현장 속으로’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노조는 현장조직이다. 현장에 문제가 있고 답이 있다. 가능한 현장에서 조합원들과 소통하고 애로사항을 들을 생각이다. 무엇보다 조합원의 권리를 위해 민주노총을 포함한 도내 다양한 시민단체들과도 유대를 강화해 신뢰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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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스페인 까탈루냐노총과 국제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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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퇴진 항의서한 전달

대담_이명관 사회부장  정리_임성봉기자  사진_김시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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