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미래다] 가족친화기업 ‘영우 T&F LEAD’

오후 4시 퇴근 - 1년에 3번 방학 - 가족여행비 지원
혁신적 근무환경 매출성장으로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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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전 직원의 하계 워크샵 모습
근무일수 232일, 근무시간 1624시간. 패션 소재 전문기업 영우 T&F LEAD(안양시 동안구) 임직원의 지난해 근무시간과 근무일수다. 우리나라 법정 근로시간인 ‘주 40시간’에 따른 근로 246일, 1968시간에 비교해 상당히 낮은 수치다. OECD 평균 근로시간인 1766시간보다도 142시간 적다. 

 

영우의 임직원들은 오전 8시30분에 출근하고, 오후 4시30분에 퇴근한다. 출퇴근 시간은 철저하다. 야근이나 당직은 없다. 일은 시간 안에 끝내야 하고, 모든 직원들은 4시30분이 되면 출퇴근 입력기에 퇴근 시간을 찍고 나가야 한다. 이미 오래전부터 익숙한 풍경이다.  

 

전재성, 이영숙 대표가 이끌고 있는 영우는 1990년 설립된 패션 소재를 개발하고 연구하는 기업이다. 직원 34명이 근무하는 중소기업이지만 기업부설연구소의 신소재 연구와 체계적인 생산 시스템을 통해 국내 대기업 브랜드를 포함해 1천여 곳과 거래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을 비롯해 중국, 영국 등으로 수출하며 ‘작지만 강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영우의 또 다른 타이들은 바로 ‘여성고용우수기업’, ‘가족친화기업’이다. ‘근무시간 단축’을 비롯해 ‘리프레쉬 기간’, ‘전 직원 연 1회 가족 해외여행비’, ‘생일자 당일 휴가 및 가족 외식비’, ‘임직원 가족초대 문화의 날’, ‘자유로운 문화회식’, ‘직원전용 카페’, ‘장기근속 포상’ 등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룰 수 있는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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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전 직원의 하계 워크샵 모습

근무시간 단축은 7년전부터 꾸준히 30분 단위로 줄여왔다. 처음 7시30분에서 시작해 7시, 6시30분, 6시 그리고 올해 4시30분이 됐다. 내년에는 4시까지 당길 계획이다. 특히 근무시간 단축으로 인한 구성원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체 ERP 개발, 답돌이(자동응답시스템) 등 사내 시스템 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어른들에게도 방학을’이라는 키워드로 연 3회 방학을 제공하는 리프레쉬 기간을 도입했고, 전 직원들에게 연 1회 가족 해외여행비 2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리프레쉬 기간은 장미방학, 해바라기방학, 코스모스방학으로 총 3번이다. 4월28~5월7일(장미방학), 7월28일~8월5일(해바라기방학), 9월22일~10월3일(코스모스방학)에는 전임직원들이 방학에 들어간다. 가족 해외여행비는 그동안 직원 개개인에 소소하게 지원하고 있다가 지난해 대상과 금액을 전 직원 200만원으로 정하고 지급하기 시작했다. 

 

영우의 문화는 직원 개개인의 삶을 변화시켰다. 일과 가정의 양립은 물론 일에 대한 책임감, 직원간의 끈끈한 유대감, 회사에 대한 애사심까지. 아이 유치원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아버지의 병간호를 위해, 집의 이사를 위해, 출산을 위해 자리를 비우는 것에 눈치 받는 사람도, 눈치 주는 사람도 없다. 서로의 출산과 휴가, 가족행사를 제 일처럼 챙기고 독려한다. 

 

매출 상승은 자연스럽게 뒤따라 왔다. 직원들 스스로도 자신의 일에 책임감을 갖고 보다 업무에 집중했다. 근무 시간은 훨씬 효율적으로 돌아갔고, 섬유업계의 계속되는 불황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지속해서 상승는 결과를 낳고 있다. 

글_송시연기자 사진_영우 T&F LEAD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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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성ㆍ이영숙 대표 “직원이 주인의식 가질 수 있는 업무환경 만들어야”

-가족친화제도를 도입하게 된 배경은.
오랜시간 작은 것부터 실천해왔다. 무엇보다 직원들이 진짜 애사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 모든 기업들이 직원에게 주인의식을 가지라고 말을 한다. 직원들은 한 달에 한 번 월급 받는 사람들이다. 주인이 아닌데, 어떻게 주인의식을 가지나. 진짜 주인처럼 대해야지 주인이 되는 것이다. 

 

- 근무시간 단축이 가장 눈에 띈다. 
30분씩 줄이기 시작해 내년에는 4시에 퇴근한다. 직원들도 업무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근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할 것인지 스스로 고민하고, 일을 해결한다. 물론 시스템도 뒷받침 돼야 한다. 직원들의 업무를 대신할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 많은 중소기업들이 이런 제도를 도입하는게 쉽지 않다. 조언 한마디 한다면.
열심히 해라, 더 열심히 해라는 직원들은 움직일 수 없다.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니다. 서로의 입장을 끊임없이 고려하고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 오너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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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란 영업부 직영매장팀 과장 “좋아하는 일 하며 가족과 저녁이 있는 삶 감사해”

- 실제 근무 환경은 어떠한가.
처음 퇴근 시간을 앞당긴다고 했을때는 ‘한 해만 하고 말겠지’라고 생각했다. 매년 조금씩 바뀌는 회사를 보며 믿음이 생겼다. 또 애사심도 커졌다. 내가 조금이라도 회사에 도움이 되는 방법이 무엇일까 항상 고민하고 생각하게 됐다.  

 

- 제도의 도입 전과 후 개인적인 삶에는 어떤 변화가 찾아 왔는지.
퇴근 시간이 빨라지면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늘었다. 함께 저녁을 먹고, 학습지를 한다. 내가 좋아 하는 일을 하면서, 아이의 모든 순간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할 따름이다. 지난해부터는 리프레쉬 기간과 해외여행비가 지원되면서 가족들과 여행 계획을 짠다. 삶에 또다른 즐거움이 생겼다. 

 

- 워킹맘에게 가장 필요한 가족친화제도는 무엇일까.
근무 시간이다. 퇴근시간이 조금만 빨라도 많은 것들을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다.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정확한 시간에 퇴근 할 수 있다는 것도 큰 기쁨이다. 주변에서도 다들 부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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