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은 인천 부평에 1960년대 처음 터를 잡은 새나라 자동차에서 시작하여 신진, 새한, 대우를 거쳐 오늘에 이른 한국 자동차 산업의 뿌리이다. 한국GM 문제는 공장 폐쇄가 결정된 전북 군산, 그리고 공장이 있는 인천 부평, 경남 창원, 충남 보령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미래와 일자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제조업 한국의 뿌리와 밥줄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전북 군산은 물론이고 지난 3월 21일 현장 방문을 통해 살펴 본 경남 창원의 현실도 이미 알려진 그대로 어려운 상황이었다. 작년부터 정부의 지원 방안과 대책부터 매각설까지 여러 대책에 대해 각각의 절박한 주장이 나오고 있다.
노사정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방안을 함께 찾아야 한다. 한국 GM의 철수설은 어제오늘이 아니라 수 년 전부터 계속 있었던 문제이다. 자유한국당은 국정조사를 통해 한국 GM의 경영이 악화된 원인과 노사정의 책임과 역할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한국GM의 지속 가능한 발전 방안의 도출이 필요하다. 노사정이 무엇을 하고, 서로 협력할 것인지에 대해 투명하게 합의하고 이행을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기업과 산업의 위기는 기본적으로 사업을 해서 이익을 내지 못하는 데서 온다. 이익을 못내는 구조와 원인에 대해 모두가 할 말이 있다. 그러나 각자의 밥그릇만 주장하면 밥솥 자체가 없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막힌 곳은 아전인수의 정치 논리가 아니라 공생의 경제 논리로 풀어야 한다.
한국GM 본사의 부도처리 발언은 유감이다. 실제 부도의 파장을 생각하면 최악의 상황이 될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자료는 한국GM이 완전히 철수하면 연간 생산 손실은 31조, 총 취업자 감소는 9만 4천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자리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 GM과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의 손실을 생각하면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 한다. 노동조합도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 정부도 더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국민과 국회에 투명하게 실사의 내용을 공유해야 한다.
작년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자동차는 모두 411만대로 세계 6위 수준이다. 자동차 및 부품 수출은 648억달러, 수입은 165억 달러, 무역 흑자는 483억 달러였다. 자동차 산업의 생산액은 전체 제조업 생산액의 13.9%에 이른다. 종사자는 37만명으로 전체 제조업 종사자의 9.1% 차지하고 있다. 한국의 밥줄 산업이라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기를 맞아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새로운 시대가 될 것이다. 앞으로도 자동차 산업은 한국의 주력 산업이 되어야 한다.
자동차 산업이 성장하는 동안 거의 20년 주기로 여러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노력 끝에 극복하고 오히려 일취월장 발전했다. 지금도 비관론이 많다. 하지만 이런 위기를 극복할 때 오히려 미래를 열어갈 힘이 나온다. 산업 강국의 꿈을 버리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어두워진다. 흔들리는 뿌리, 주력 산업의 근간을 이번 기회에 제대로 세워 불안한 미래에 절망하는 국민에게 희망을 보여주어야 한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이 새삼 더 생생하게 들리는 봄이다.
정유섭 국회의원(자유한국당·인천 부평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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