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김정은 “그러면 지금 넘어가 볼까요?” 제안…文 대통령, 10초간 ‘깜짝 방북’

▲ 평화의 시작 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27일 오전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고 있다. 판문점공동취재단
평화의 시작 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27일 오전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고 있다. 판문점공동취재단
“그러면 지금 넘어가볼까요?”

27일 오전 9시28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각에 모습을 드러냈다. 수행원들을 뒤로하고 문 대통령을 향해 걷기 시작한 김 위원장은 군사분계선(MDL) 앞에 멈춰 섰다. 그를 기다리던 문재인 대통령은 군사분계선 위로 김 위원장에게 반갑게 손을 내밀었다. 11년 만에 이뤄진 ‘역사적인 첫 만남’의 순간이었다.

 

손을 맞잡은 남북정상은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처음 만나 “나는 언제쯤 (북측으로)넘어갈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남쪽을 가리키며 “이쪽으로 넘어오실까요?”라고 안내했다. 문 대통령의 말에 김 위원장은 주저하지 않고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북한 최고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남쪽 땅을 밟은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나란히 서서 북쪽·남쪽 판문각을 차례로 바라보고 기념촬영을 했다.

 

그 순간, 예정에 없던 파격적인 장면이 전 세계를 향해 생중계됐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 지금 넘어가볼까요?“라며 문 대통령의 손을 이끌었다. 대통령은 약 10초간 북쪽으로 넘어가 남쪽을 배경으로 다시 손을 맞잡았다. 잠시 ‘월경’한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손을 잡고 다시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왔다.

 

회담장으로 가기 전 대성동초등학교 5학년 남녀 어린이 2명이 화동으로 나와 남북정상에게 꽃다발을 건넸다. 김 위원장은 아이들의 어깨를 두드리며 고마움을 표했다. 이후 회담장인 평화의집으로 이어진 레드카펫 중간에 마련된 단상에 오른 두 정상은 남측 의장대를 사열했다.

 

김 위원장은 북한 최고지도자로는 처음으로 우리군 의장대를 사열했고, 북한군 수뇌부 인사들은 문 대통령에게 거수경례를 했다. 의장대 사열 후 두 정상이 서로의 수행원을 소개했다. 두 정상과 양측 공식수행원들은 김 위원장의 제안으로 예정에 없던 ‘깜짝’ 기념촬영도 진행했다.

판문점공동취재단=정민훈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