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전통시장] 군포 산본시장

33년 전통… 1일 평균 1천500명 발길 시민과 함께하는 정겨운 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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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8일 산본시장의 제1출입구는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이 모여 사람냄새나는 풍경을 연출했다.
미세먼지가 몰아친 지난달 18일 오후 1시께. 지하철 1호선 금정역 6번 출구 앞에는 저마다 일로 모인 사람들이 즐비해 장사진을 이뤘다. 6번 출구에서 3분가량을 걸으니 군포 산본시장 입구가 나왔다. 2개로 나뉜 산본시장 입구 앞에는 장을 보러 나온 이들이 물건을 사고팔면서 전통시장 특유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

시장 안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토속적인 분위기와 상인들의 삶이 어우러지고 있었다. 산본시장은 30년이 넘는 역사와 별개로 인근 1㎞ 거리에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이 있어 매년 상권을 위협받고 있지만 특유의 내실과 개성 있는 콘셉트로 전통시장에 어울릴 법한 생존력을 보이고 있다.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33년 전통시장을 표방한다

산본시장은 지난 1985년 상설시장으로 개설된 곳으로 대지면적은 1만 1천166㎡(약 3천378평)이며 매장면적은 6천451㎡(약 1천952평)다. 인근에 2천644가구나 입주해있는 삼성래미안하이어스 아파트단지가 있고 금정역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이 왕래해 방문하는 이들이 많다.

일 평균 이용 고객 수가 1천500명이 넘고 203개 점포에 630여 명의 상인이 시장을 꾸려나가 지난 2016년 총 매출액이 366억 원을 웃도는 등 규모와 명성은 이미 검증됐다. 하지만 단순 역사와 규모만으로 네임밸류 있는 시장으로 거듭날 수 없었다. 

지역주민과 함께할 수 있는 행사를 진행하면서 시장·상인·시민들이 어우르질 수 있던 것이 ‘롱런’의 비결이다. 현재 산본시장은 분기별로 특가판매행사로 손님맞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연 2회 경축세일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해 9월에는 ‘2017년 추석맞이 산본전통시장 어울림 축제’를 개최해 지역주민들과 추석을 맞이해 흥겨운 문화축제를 진행하는 등 ‘함께하는 전통시장’이라는 콘셉트가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지난 2017년 추석 산본시장에서 열린 추석맞이어울림축제에서 김은희 무용단 소속 무용수들이 열띤 공연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17년 추석 산본시장에서 열린 추석맞이어울림축제에서 김은희 무용단 소속 무용수들이 열띤 공연을 펼치고 있다.
‘깨끗함’과 ‘편리함’을 추구하는 시장

산본시장은 지난 2004년 자체 조합을 설립해 중소기업중앙회에 가입한 이력이 있는 시장이다. 이 때문에 타 시장과 달리 시장 상인회가 아닌 ‘산본시장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이 시장 운영에 나서고 있다. 당시 전통시장이 천장에 아케이드를 설치하려면 조합을 설립하고 중기중앙회에 가입해야 했기 때문에 자연스레 현재도 중앙회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산본시장은 이때를 기점으로 시설현대화 사업에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하게 됐다. 지난 2006년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통해 약 214억 원 규모의 아케이드를 설치한 데 이어 약 3억 원 규모의 고객지원센터도 구축해 위생과 상인ㆍ시민들의 편의를 모두 잡았다. 특히 전통시장의 최대 난제가 ‘위생’인 만큼 매년 연평균 5~6차례 실시하던 방역작업을 지난해부터 연 9차례로 늘렸으며, 시장 이사회와 임원들도 매달 대청소에 임하는 등 위생 문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노후화된 소방ㆍ전기시설을 전면교체하고 1억 5천만 원을 들여 화재감지기를 203개 점포에 모두 설치하는 등 안전 문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조도가 낮아 어둡던 시장을 173개의 LED 등을 설치해 분위기도 쇄신했다. 특히 지난 2011년 배송센터를 설치한 데 이어 2016년부터는 시 지원을 받아 오토바이와 자동차 각각 한 대를 이용해 시장 내 상인ㆍ시민을 위해 무료배송에 나서고 있다. 김장곤 이사장(63ㆍ산본시장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은 “시장은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지는 곳”이라며 “상인들과 손님들이 어우러질 수 있는 시장 형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산본시장에서 열린 추석맞이어울림축제에서 관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공연을 지켜보고 있다.
산본시장에서 열린 추석맞이어울림축제에서 관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공연을 지켜보고 있다.

글_권오탁기자 사진_산본시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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