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새터민 “역사적 만남… 빨리 통일돼 자유롭게 오갔으면”
전문가들 “정상·고위급회담 추가 필요… 시간두고 지켜봐야”
1954년 평양에서 태어난 A씨는 지난 2004년 중국을 거쳐 한국에 발을 딛게 됐다. 북한에 있을 때만 해도 평양 밖을 벗어난 적이 없었다던 그는 한국에 온 후 2주 동안 관광을 다니며 “마음대로 가고 싶은 곳을 가고,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는 게 좋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통일이 되길 원한다”면서 “당장 되지 않더라도 앞으로 서로 자유롭게 왕래하는 길이 열렸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와 같이 사회 각계각층에서도 ‘평화의 전주곡’에 동의하듯 훈훈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끝까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정치계는 ‘대단한 사건이지만 차차 두고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남성욱 고려대학교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만남 자체가 역사적이고 획기적인 일이지만, 만남 장면이 회담의 성공을 가져올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며 “오늘 회담을 시작으로 정상회담이나 고위급회담 등 추가적인 소통자리가 필요하다. 큰 성과를 기대하기보단 중요한 첫 걸음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교육계는 ‘통일 교육’의 방향이 달라질 것이라 예측했다. 통일교육협의회 관계자는 “그동안 통일 교육의 초점은 남북관계 개선에 맞춰졌는데, 이번 회담을 통해 북미를 넘어 국제적으로 확대됐다”며 “국내 통일 교육도 안보에 비중을 두기보단 평화 쪽으로 변할 듯싶다”고 덧붙였다.
남북 문화교류도 가속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준영 남북역사학자협의회 사무국장은 “지난 2월 평창에서 열린 ‘고려 황궁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특별전’은 매우 뜻깊은 전시였지만 실물 유물이 오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면서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실물 전시, 발굴 사업 등 추진에 힘이 실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보탰다. 정재옥 한국공연예술경영인협회 명예회장은 “남북교향악단 등 합동 공연 형식의 공연예술콘텐츠가 생기는 등 문화예술교류가 자연스럽게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민들 역시 따뜻한 시선을 보냈다.
수원에 거주하는 이정연씨(38ㆍ여)는 “우리나라와 북한은 한민족이라는 큰 카테고리로 묶여 있지만 미국은 북한과 강경한 입장을 내세워온 만큼 걱정이 좀 있었는데 이번 북미정상회담을 보니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두 번째 발걸음을 뗀 것 같다”며 “한순간의 만남으로 통일이라는 거대한 역사가 이뤄지진 않겠지만 차츰차츰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 통일이 오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웹디자이너 주유라씨(27ㆍ여) 역시 “회담이 긍정적으로 진행돼 종전을 이끌고 나아가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며 “종전만 돼도 북한과 활발한 교역을 해 서로간의 경제성장을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시연ㆍ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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