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일본은 지금 구인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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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증가 폭이 10만 명 밑으로 추락했다. 또 실업률은 4.0%이고 청년실업률은 10.5%를 기록해 1999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다. 

이런 한국의 상황과 비교해 일본의 고용상황은 구인난(노동력 부족) 현상이 심각한 실정이다. 2018년 4월 기준으로 일본의 유효 구인배율(구직자 대비 구인자 비율)은 1.59를 기록하고 있다. 즉 1명의 구직자에 1.59개의 일자리가 있다. 정규직 유효 구인배율도 1.09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 구인난의 원인은 무엇인가. 일본의 노동력 부족현상은 기본적으로 저출산의 진전으로 생산기능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것에 영향을 받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 정부는 한국도 에코붐(1991~1996년 출생) 세대만 넘기면 한국의 청년구직난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인구구조가 변화한다고 해서 한국의 청년실업문제가 해결된다고 보는 것은 너무 낙관적인 기대다.

 

일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급여 격차가 크지 않다. 이는 노동자의 중소기업에 대한 취업을 촉진하는 요인이 된다. 한국고용정보원의 ‘고용동향브리프 2017년 11월호’에 따르면 한국 중소기업의 임금은 대기업의 51.7%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일본 후생노동성 2017년 임금구조 기본통계조사에 의하면 일본 중소기업의 임금(남성 기준)은 대기업의 83% 수준이다. 이처럼 일본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급여 격차가 크지 않은 것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노동생산성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OECD의 자료에 의하면 2016년 기준 한국의 중소기업의 노동생산성은 대기업 대비 32%에 불과하며 일본의 50.5%에 비해 크게 낮다.

 

현재 일본의 고용 상황의 부정적인 측면을 찾아보면 비정규직 고용의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이 2018년 3월 펴낸 ‘비정규직 고용과 근로조건’에 의하면 2017년 비정규직 비율은 32.9%이며 청년층(15~24세)의 경우 비정규직 비중이 50%를 넘어섰다고 한다. 일본 총무성 노동력 조사(2017년)에 의하면 일본의 비정규직 비율은 37%이다.

한국보다 오히려 일본의 비정규직 비율이 약간 높다. 단 일본에서는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이유에 대해 ‘자신이 원하시는 시간에 일하고 싶어서’로 답한 비율이 남성의 26.6%, 여성의 29.1%로 가장 많고 ‘정규 일자리가 없어서’라고 답한 비율은 남성의 22.7%, 여성의 10.5%에 불과하다. 

즉 일본의 비정규직(특히 여성) 대부분은 자발적 비정규직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일본의 비정규직 노동자의 증가에도 일본의 고용은 여전히 안정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후생노동성의 노동경제 분석(2013년판)에 의하면 ‘일본은 여전히 장기고용관행이 존재하는 사회’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의 고용상황은 양호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아베 내각의 경제정책(이른바 ‘아베노믹스’)이 성공적이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아베노믹스’에서는 성장전략으로서 규제완화, 구조개혁 등을 통한 민간의 투자 촉진을 중시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속도감 있는 정책 수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고용 안정은 어느 사회에서도 사회 안정을 위해 핵심적인 부분이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민간의 투자가 촉진될 수 있도록 규제완화, 구조개혁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중소기업의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박성빈 아주대 일본정책연구센터장·국제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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