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이정호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 회장

“수원고법 시대… 변호사 역량 높여 질 높은 법률서비스”

1897년 9월12일 경기재판소가 한성에 새로 설치되면서 경기지역을 별도로 관할하는 재판소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오는 2019년 경기재판소가 설치된 지 122년 만에, 최첨단 시설의 광교 신청사에 광교 고등법원이 둥지를 틀며 새로운 120년의 미래를 쓸 기틀을 마련하게 됐다.

광교 고등법원시대를 맞이해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회장 이정호)는 보다 전문적인 법적 역량 강화를 위해 회원 전체 워크숍, 전문 법학회 설립, 세미나 등을 수없이 개최하며 본회의 발전은 물론 개개인의 법조인 능력 향상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였다. 또 유관기관 방문, 지역사회를 위한 각종 무료 법률상담과 다양한 소외계층에 대한 봉사활동 등 전방위적 활동을 벌이며 올 한 해를 보냈다.

고등법원시대에 걸맞는 질 높은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 현안에 관심을 가짐으로써 지역사회, 나아가 대한민국에 정의와 법치주의가 제대로 구현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 본회는 수원 및 경기 남부 지역의 변호사들을 대표하는 기구로 성남, 안산, 안양, 평택, 주 등 5개 지회 현 959명으로 드디어 1천여 명의 회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의 올 한해 성과와 광교고등법원 시대를 맞이하는 각오와 역할에 대해 이정호 회장을 만나 들어봤다.

Q 2018년 올 한 해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 주력활동과 성과를 소개한다면.

A 경기도민을 위한 봉사활동과 회원들의 직역 및 업무 확대를 위해 여러 사업과 활동을 진행했다. 변호사별로 소년ㆍ소녀가장들과 자매결연을 맺고 매월 일정한 생활비를 지원하면서 이들의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해결해 나가는 사랑나누기 행사가 올해로 19년째 진행됐다. 현재 약 50명의 개인회원과 8개 법인회원이 60명의 불우청소년들과 자매결연을 맺어 지원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누적 지원금액은 약 14억 원에 달한다. 경기도민을 위한 무료법률상담도 10년째 경기도청과 수원역 두 곳에서 주 5일 실시하고 있으며, 수원시와 수원가정법률상담소 등지에서 민ㆍ형사, 가정폭력과 이혼 문제에 대한 법률 무료상담에도 많은 회원님들이 참여 중이다. 이와 함께 관내 다수 경찰서에서 민원인을 위한 민ㆍ형사 상담도 지원했다. 이 외에도 중소기업진흥공단과의 중소기업 지원 협약,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과 불공정거래신고센터 법률자문위원 운영업무협약을 통한 도내 중소기업을 위한 맞춤형 법률 지원 등 지역 현안 문제 해결에도 적극 참여했다.

본회는 앞으로 지역사회 소외된 현장을 중심으로 더 많은 활동사업을 계획하고 있으며 많은 지역 주민과 어려운 시민들의 인권실현을 위해 계속 노력할 방침이다. 특히 유사직역 문제, 경기 불황, 변호사 수 급증으로 내우외환이 겹쳐 사면초가가 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저는 취임하자마자 청년 변호사들과 간담회를 개최, 화합의 장을 열었고 로스쿨 출신, 사시 출신 구별 없이 5~6년차 이하 경력 변호사들과 매달 한 번씩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시간을 2년째 추진해 왔다.

Q 광교 고등법원시대 유치를 위해 누구보다 노력했던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였다. 고등법원 시대를 맞이한 감회는.

A 드디어 고등법원과 고등검찰청이 내년 3월 광교에서 문을 연다. 유치를 위해 노력한 경기도 각계각층 인사들이 참여한 고법유치 범도민추진위원회 여러분과 시민단체, 서명운동으로 힘을 실어 주신 경기도민들, 우리 회 전직 회장님들과 회원님들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우리 회에서 공식적으로 지난 2004년 9월 경기 고등법원 지부 유치건을 상임이사회 안건으로 처음 상정한 이후로 고등법원 유치를 위한 조사보고서를 만들었다. 이후 지난 2009년께 당시 저는 우리 회 총무이사로서 당시 회장이던 위철환 전 대한변협회장과 함께 경기도민들이 보다 편리하게 고등법원에서 재판받을 수 있도록 실천적인 고등법원 유치 활동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위 전 회장이 당시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던 기우회 회원들을 중심으로 경기지역 각계 각층에 공문을 보내 경기도민의 사법 접근권 보장을 위한 ‘고등법원 유치 범추진대책위원회’를 구성, 출범시켰다. 또 국회 공청회를 열어 전세버스로 국회에 갔던 일, 당시 집행부와 회원들이 경기 지역 각종 마라톤 대회에 출전해 서명을 받고 ‘고등법원 유치’문구를 참가자 등에 붙여 주고는 같이 달린 일 등 제가 총무이사 4년을 하는 동안 관내 고등법원 유치는 가장 큰 화두였다.

그 후 대한변협 부회장으로 2년간 대한변협 직역대책위원장을 맡아 국회에 자주 방문하면서 고등법원 유치에 미력하나마 힘을 보탠 기억이 난다. 당시 경기도와 수원시 등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지역 시민단체 등 경기도민들도 혼연일체가 되어 고등법원 유치에 온 힘을 기울인 결과, 유치운동을 시작한 지 만 10년 만인 지난 2014년 2월 말에 수원고등법원 설치법이 통과됐다. 내년 4월 우리 회가 새 회관으로 이전하면 회관 첫 입주식과 변호사회 창립 40주년 기념식을 하면서 고등법원 유치에 함께 노력하신 분들도 초대해 조촐한 축하식을 동시에 가질까 한다.

Q 고등법원시대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의 역할은.

A 이처럼 경기지역 주민들의 노력으로 어렵게 고등법원을 유치한 만큼 이제는 우리가 지역 주민에게 보답하는 의미에서라도 지역주민에게 봉사하고 지역현안에 귀 기울이며 지역주민들이 믿고 고민거리를 맡길 수 있도록 광교 고등법원시대에 걸맞는 질 높은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현재 우리 회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2017년 초 회장에 취임하자마자 ‘역량을 기르고 지역에 봉사하는 변호사회’로 거듭나서 지역주민으로부터 신뢰받고 존경받아야 지역주민들이 우리를 찾을 것이며 변호사 수 적정 문제도 비로소 관심을 받을 수 있다고 여겼다. 이를 위해 전문법 연수나 학회 활성화, 판례연구회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관내 상공회의소 등 경제 관련 단체에게 적극 홍보하여 지역 변호사를 많이 활용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왔다.

이처럼 고법시대를 맞이해 변호사 연수강화, 각종 학회 및 세미나 활성화, 유관기관 방문, 정기적인 판례 연구회 개최 등으로 우리 회원들의 역량이 날로 향상돼 지역주민들에게 고법시대에 걸맞는 보다 질 높은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준비를 다하고 있다. 결국 광교 고법시대는 지역사회와 주민에게도 새로운 발전의 계기가 되고 우리 회원들에게도 도약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Q 올 한해 도내에 양진호 사건과 혜경궁 김씨 등 법적 다툼을 요하는 사회적 이슈가 많았는데.

A 양진호 사건은 개인 일탈의 측면도 있지만 소위 ‘갑질’이라고 하는 한진 그룹사건과 같이 기업 오너가 직원을 대하는 기본인식에 대한 문제로 판단된다. 많은 기업들이 잘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사건을 계기로 관청이나 기업 등 각종 업무영역에서 함께 일을 하는 분들에 대한 동료로서의 과감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혜경궁 김씨 사건은 저 같은 법률가로서는 한 마디로 ‘태산명동에 서일필’이라고 볼 수 있다. 진실여부는 잘 모르나 처분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하고는 결국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이 나왔으니 말이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어도 처분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차분히 결과를 기다려 보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본다.

Q 끝으로 경기도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우리 회 홈페이지에는 회원들의 프로필이 게재돼 있어 도민들이 당면한 문제에 적합한 능력을 갖춘 변호사를 찾을 수 있다.

도민 여러분의 노력으로 어렵게 고등법원을 유치한 만큼 이제는 우리 변호사들이 지역 주민에게 보답하는 의미에서도 회관에 법률상담실을 마련해 지역주민에게 전문적인 법률 상담과 자문을 제공하고 지역주민들이 믿고 고민거리를 맡길 수 있도록 광교 고등법원시대에 걸맞는 질 높은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 특히 기업에서 법적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 변호사 선임업무를 실무자가 담당하는 경우가 많은 데, 실무자들은 혹시 패소할 경우 책임을 피하려고 대형사건이 아님에도 서울 중ㆍ대형 로펌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이는 비용과 시간 낭비 가능성이 크다. 기업들이 지역 변호사들을 믿고 맡긴다면 그만큼 시간과 비용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회는 아무리 지역주민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사건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실력 있는 변호사를 찾을 수밖에 없다는 냉엄한 현실을 직시하고 고등법원시대에 걸맞는 업그레이드된 변호사회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주민들은 우리 회의 존립 근거다. 지역 주민이 행복해져야 우리 회도 발전한다. 2019년 황금 돼지띠 기해년 (己亥年)에는 우리 회원들이 도민의 억울한 문제를 잘 해결해 지난해보다 조금이라도 더 정의롭고 좋은 지역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앞장서겠다. 경기도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란다.

양휘모기자 / 사진=전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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