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서 ‘2차 북미 정상회담’] 영변 핵시설 폐기 vs 종전선언… 北美 1박2일 ‘초미의 관심’

‘한반도 운전자론’ 내세운 文 대통령 합류 여부 관심 집중
비핵화 로드맵 진전 따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앞날 좌우

국정연설 중인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7~28일 베트남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발표하면서 ‘한반도 운전자론’을 내세운 문재인 대통령이 합류할지가 관심이 쏠린다.

또 양국 정상이 회담을 통해 성사시킬 ‘빅딜’의 내용에 관심이 모아진다. 북한이 미국의 상응조치를 전제로 영변 핵시설 등의 영구 폐기 의사를 밝힌 바 있어 1차 때에 비해 진전된 형태의 비핵화 로드맵이 제시될 전망이다. 아울러 미국은 종전선언, 개성공단 재가동, 금강산 관광 재개 등 일부 제재 완화 조치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미 연방의회에서 행한 새해 국정연설에서 27일부터 이틀간 베트남에서 김 위원장과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개최 도시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비핵화 로드맵 본격 가동

북미는 ‘친서 외교’ 등을 통해 핫라인을 이어오며 신뢰를 구축해온 북미 정상이 이번 ‘톱다운 담판’에서 ‘통 큰 합의’를 이뤄내며 다시 한번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느냐에 따라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앞날도 좌우될 전망이다.

관심은 북미가 어떤 것을 주고받을지로 쏠린다. 북한은 동창리 미사일 엔진실험장 폐기, 영변 핵시설 폐기와 이들 시설의 국제사회 참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등을 내놓을 것으로 예측된다.

영변 핵시설은 북한 핵개발의 상징이다. 플루토늄 생산에 필요한 흑연감속로, 연료봉 재처리시설, 핵 연료봉 제조공장, 폐기물 저장고, 고농축 우라늄 생산시설 등 390개 이상의 핵물질 생산건물이 밀집된 곳이다.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은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다.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ICBM에 사용되는 ‘백두산 엔진’을 개발한 장소로 알려져 있다.

반면 미국은 종전선언, 남북 경제협력 제재 예외 인정,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인도적 지원 등을 내놓을 수 있다. 포괄적인 제재완화는 비핵화가 완료된 이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종전선언의 여부…문 대통령 합류할지가 관심

미국의 기조가 ‘단계적 비핵화’로 한발 물러섰기 때문에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를 약속하고 미국은 종전선언,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평화협정 체결 논의, 인도적 대북지원,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 등 제재완화 조치 등을 북한에 보상하는 수준의 거래가 거론된다.

주목할 점은 종전선언의 여부다. 앞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다”며 “미 대통령은 지금이 한반도에서 70년 간 이어진 전쟁과 적개심을 극복해야 할 때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북한을 침공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 정권을 전복시킬 의도가 없다”고도 말했다. 종전선언을 강하게 암시한 것이다.

이 경우 문재인 대통령의 깜짝 베트남 합류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전쟁은 우리의 문제이므로, 한국 없이 북미간에만 종전선언을 하는 것은 한반도 ‘운전자론’을 내세운 우리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측면이 있다. 실제 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때 싱가포르에 합류하는 방안을 막판까지 추진했지만 실행하지 못한 바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베트남 합류 및 남북미중 4자 정상회담, 종전선언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달 말 시 주석과 미중 정상회담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중 정상회담이 베트남에서 열릴지는 불확실하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덧붙였다.

강해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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