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취업하기 힘들다구요?

미스매칭이라는 단어는 사전을 찾아보면 공학에서는 ‘부정합(不整合)’, 패션용어로는 ‘부적당한 짝, 종래의 착장법에 반하는 의외의 짝 맞춤에 의한 새로운 감각 표현이라는 의미로도 사용된다’고 나온다.

미스매칭으로 인한 의외의 새로운 발견이라는 긍정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으나, 취업과 관련해서는 도무지 해법이 나오지 않는 듯하다.

통계청이 올해 1월에 발표한 ‘2018년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실업률 3.8%, 청년실업률 10% 17년 만에 최고치라고 하는데, 구인을 하는 입장에서는 별로 와 닿지가 않는다.

정부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해법을 찾고자 전문가 토론과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으나, 정작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여전히 구인을 하기 위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인을 통해 수소문하고 구인·구직 사이트에 광고를 올리고, 심지어 유료 정보를 통해 구직자의 핸드폰 번호를 받아 70통 가까이 전화를 건 후에야 겨우 채용한 기업도 있다.

지난해 수도권 인력 미충원율은 11%, 수도권 외 지역은 13.8%라는 통계자료가 나와 있다.

취업희망자는 기업의 복지, 연봉, 안전성 등이 보장되는 인지도 높은 기업을 선호하지만, 현실적으로 중소기업에서는 대기업만큼 지원하기에는 구조적으로 쉽지가 않다. 해마다 단가조정을 통한 낮은 하청가 발주, 임금상승 대비 수익률감소, 휴가 시 교체인력 부재 등 기본 조건만 봐도 열악할 수밖에 없다.

우리 회사만 해도 VR/AR 개발자, 컴퓨터그래픽스 개발자 등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지만, 4차 산업 쪽에 아직 부족한 인력양성과 지리적인 접근성이 좋지 않은 관계로 지원 자체를 하고 있지 않다.

설령 지원을 한다 해도 면접 당일 나타나지 않거나, 실업급여를 받기 위한 구직활동으로 형식상 면접을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 속에서 최적의 업무능력에 맞는 인재를 찾기란 창업을 하는 것보다 어려운 듯하다. 높은 이직률 때문에 기술의 축적, 자료의 체계적인 관리도 어렵다.

정부에서는 청년내일채움공제, 일자리안정자금, 청년인턴지원 등 다양한 제도를 만들어 기업에 도움을 주려고 하고 있다. 이런 제도를 활용하려면 그에 맞는 조건의 직원을 채용해야 하는데, 예를 들면 일자리안정자금은 월 급여 210만원 이하가 적용 대상자이지만 실질적으로 전문직일 경우 대부분 이보다 급여가 높다. 청년인턴지원제도는 정부지원과제 진행 시 참여율이 적용된 직원은 중복 지원이 되지 않는다.

IT업종을 비롯한 지식서비스 업종 종사자는 1년 단위로 연봉을 계약하면서, 장기적인 비전이나 회사의 성장성보다는 당장 지금의 더 나은 계약조건을 위해 이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성과급 공유, 직무발명 보상제도, 국외연수 이런 것으로 관심을 둘 수 있을지 모르겠다.

결국,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개선이 최우선이라고 하지만, 인식개선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긴 어려울 듯하다. 당장 내 아이가 중소기업에 취직하겠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추천할 마음이 생기기 전까지는.

임미정 인천디자인기업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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