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횰로, 사피엔스 그리고 심비우수

지난해 한국 사회에서는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과 ‘욜로(YOLO - You Only Live Once, ‘후회 없는 인생 살기’)가 크게 유행했다.

갈수록 하루하루 살기가 각박해지고 힘들다는 것이다.

특히 ‘욜로’는 미국에서는 인생이 한 번인 것처럼 사는 무책임한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를 더 많이 내포돼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오바마케어 홍보 영상에서 ‘YOLO man’이라는 멘트에서 “한 번 사는 인생 후회 없는 선택해라”라는 의미로 언급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트렌드코리아 2019’에서는 ‘욜로’가 ‘횰로(혼자 하는 욜로)’로 진화하면서 자기만의 기준으로 자신을 사랑하고 지키며, 기성세대의 의미 있음을 거부하는 자기만의 ‘무민’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금의 사회는 ‘횰로’를 즐기는 사람들이 요즘 유행하는 말로 ‘핵인싸’가 되는 사회라고 단언할 수 있다.

이러한 사회에서 우리는 다른 이들과 더불어 공공의 가치를 공유하며 공동의 선을 위해 자기만의 무민 라이프스타일을 포기할 수 있는 사회를 기대할 수 있을까?

욜로와 횰로의 공통점은 모두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히브리 대학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유발 노아 하라리 교수는 자신의 저서 ‘사피엔스’에서 ‘우리는 수렵채집인 선조들보다 더 행복할까?’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이 의문을 가진 것은 얼마 없었지만, 기대는 높았던 우리 선조들과 가능성은 활짝 열려 있지만 좀처럼 만족할 수 없는 현대인 중 누가 더 행복한지에 대한 철학적인 논의를 서술한다.

저자는 ‘인간이 지금보다 더 강력했던 적은 없지만, 우리가 선조보다 더 행복하지는 않다’는 단정을 내린다.

기술이 진일보한 현대 인류는 왜 더 이상 행복하지 않은 것일까, 지혜가 있는 사람 ‘호모 사피엔스’ 는 어떻게 하다가 욜로를 넘어서 횰로를 외치면서, 나만의 스타일,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위해 자발적 고립을 택하는 것이 지혜로운 일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일까, 우리는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면 이따금 가장 순수한 형태라고 느껴지는 외로움을 경험하곤 한다.

대중 속의 고독을 넘어서고 싶은 마음의 자발적 고립, 그리고 욜로를 통해서 만족하지 않기에 ‘횰로’ 그 자기만의 무민을 외치고 있는 것이다.

사회의 구성원인 우리는 ‘시민’이라고 불리며, 이 시민은 양면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사회 전체 구성원인 동시에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개별자인 시민은 바로 집단으로서의 전체성과 개인으로서의 개체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는 나를 바꾸는 것 자체가 세상을 바꾸는 것이기에 나의 일에 열정을 쏟고, 사람들과 경쟁하는 동시에 사랑하는 사람들을 돌보면서 그렇게 건강하게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이제 횰로를 외치는 사피엔스는 복잡한 세상의 이치를 이해하다가 지치지 말고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단순함에 집중할 수 있는 ‘호모 심비우수(homo symbious)’ 인 더불어 사는 인간, 공생인(共生人)으로서 행복함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이경호 대한적십지사 인천광역지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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