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동체 치안, 범죄 예방을 위한 작은 실천

지난 2017년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는 악랄한 범죄자들을 잡기 위한 형사들의 활약을 그리며 흥행을 이끌었다. 배우들의 혼신의 연기 덕분이었을까? 범죄를 소탕하는 경찰의 역할이 부각됐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범죄자들을 일망타진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시장 상인들의 제보가 결정적이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는 관객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상인들이 틈틈이 조폭들의 범죄 행위를 촬영해 경찰에 넘김으로써 수사가 급물살을 타게 된다.

최근 경찰에서는 범죄 예방 및 주민 체감안전도 향상을 위해 공동체 치안을 강조하고 있다. 공동체 치안이란 지역사회의 치안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주민들의 자발적 치안활동 참여라고 할 수 있다. 경찰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에 의하면 경찰의 공식적 치안활동만큼이나 시민들에 의한 비공식적 사회통제가 범죄예방 및 범죄 두려움 감소에 긍정적 역할을 한다고 한다. 비공식적 사회통제란 영화 속 범죄도시 상인들처럼 범죄에 대처하는 지역주민들의 의지와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경찰에서 얘기하는 공동체 치안이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 공동체 치안에 대한 인식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지난 2018년 하반기 경찰청에서 조사한 국민 체감안전도 조사에 의하면 경찰의 공동체 치안예방활동 수준은 경찰의 순찰(66.4점)이나 교통안전 활동(66.7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흡한 평가(62.5점)를 받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최근 도내 주민 957명을 대상으로 공동체 치안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를 물었더니 “참여방법을 몰라서”가 43.5%, “바빠서 시간이 부족해서”란 응답이 35.1% 순이었다. 반면 주민들은 향후 공동체치안의 확대 필요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인식(10점 만점에 7.3점)하고 있었다.

공동체 치안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먼저 시민들에게 참여방법을 알리고, 작은 실천만으로도 얼마든지 지역사회 안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흔히 공동체 치안 하면 자율방범대나 모범운전자회, 또는 경찰관서에 찾아가서 회의에 참석하는 것처럼 시간과 노력이 드는 번거로운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공동체 치안은 지역의 치안 역량 강화를 위한 개인의 활동이다. 일상에서 범죄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내 집 문단속이나 이웃집 안전 살펴보기, 수상한 사람 또는 범죄를 보고 경찰에 신고하는 활동 등도 모두 공동체의 안전에 큰 도움을 준다. 즉 나와 이웃의 범죄피해 예방을 위한 작은 관심과 실천만으로도 훌륭한 공동체 치안을 할 수 있다.

최근 경기남부경찰은 지역 내 기관ㆍ단체 등과 협력해 시민들이 공동체 치안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고 있다. 또한 시민들이 공동체 치안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참여 방법을 알리고 주민들의 실천 사례를 홍보 중에 있다. 경찰의 이러한 활동이 주민들의 범죄에 대처하는 자신감을 높이고 공동체 치안에 대한 참여를 늘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우리 사회의 안전은 결코 경찰만의 힘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범죄에 대처하고자 하는 시민들의 의지와 실천이 함께 할 때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것이다. 경찰이 시민이고 시민이 경찰인 것이다.

김경운 경기남부경찰청 홍보기획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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