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단상] 체감할 수 있는 미세먼지 대책 마련해야

지난 3월1일부터 일주일 가까이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유례없는 최악의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렸다. 이로 인해 많은 시민들은 봄을 맞아 연휴임에도 실외활동은 포기하고 실내나 집안에서 휴일을 지내야만 했다.

미세먼지는 폐렴이나 폐암은 물론 심근경색, 뇌졸중까지 유발하고 특히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나 임산부에게 치명적이다. 또한 고농도 미세먼지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아이들은 직접 담배를 피우는 것만큼 건강에 악영향을 받는다고도 한다. 이 정도라면 단순히 먼지의 문제가 아닌 생존의 문제라 할 수 있다.

정부에서는 미세먼지 관련 법안을 시행하고 전담조직을 출범시켰고, 각 지자체에서는 미세먼지 저감조치를 발령하고 자동차 운행제한, 대기오염 물질 배출 사업장의 단축 운영 등을 시행했으나 별다른 실효는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내가 살고 있는 평택도 비슷하긴 매한가지다.

세계 대기오염 조사기관 에어비주얼(Air Visual)에 따르면 평택시는 2018년도 기준으로 전국에서 네 번째로 미세먼지가 많은 도시다. 그렇다면, 미세먼지 발생의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 외적요인으로는 지리적으로 중국과 맞닿아 있어 중국에서 오는 황사 및 다량의 미세먼지와 충남 당진시, 서산시 등 주변지역의 석탄화력발전소, 당진제철소, 대산 석유화학단지 등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있다.

내적요인으로는 평택·당진항의 선박시설이나 서해안에 위치한 화력발전소, 20여개의 산업단지, 대규모 택지 개발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처럼 평택은 외적요인 뿐만 아니라 내적으로도 미세먼지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평택시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타 도시보다 먼저 발 빠른 미세먼지 저감대책이 요구된다. 다행히 평택시에서는 현재 친환경차량 보급 확대, 미세먼지 차단 숲 30만 그루 나무 심기, 미세먼지 발생사업장 상시 점검 등의 저감대책과 함께 2022년까지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여 매년 말 목표도달 여부 평가분석 후 다음해에 맞춤형 미세먼지저감 대책 수립과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집행부의 해결 방안 모색과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그러나 현재 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세먼지 저감대책 시행초기인 만큼 시민들이 체감하기에는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따라서 지금의 대처방안을 추진하면서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근본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그에 맞는 다양한 대책을 지속적으로 보완해나가야 한다.

지금의 평택은 대규모 택지개발과 함께 기업과 공장 증설이 확대되고 이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도 한창 진행 중에 있다. 그러나 미세먼지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현재의 환경에서 더 이상의 인구 유입은 기대하기 어렵다.

미세먼지 문제는 지자체에서만 대책을 세운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시에서는 무엇보다 보여주기식이 아닌, 진심으로 시민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해 시민들의 신뢰회복에 힘써야 한다. 시 정책의 최우선 목표를 시민의 건강에 두고 앞으로 미세먼지 저감대책을 철저히 추진해 시민이 아무 걱정 없이 맘껏 숨 쉴 수 있는 깨끗한 환경을 되돌려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권영화 평택시의회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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