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농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위한 논 타작물 재배

남창현
남창현

과거 우리나라는 한강의 기적이라고 일컬어지는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뤘지만, 이미 뉴노멀 시대에 접어든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는 2.6%로 성장 동력이 점차 둔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매년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강조되고 있는 개념이 바로 지속가능한 성장이다. 이는 성장의 중요성을 인정하되, 미래 세대의 욕구를 충족시킬 능력을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현 세대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개발, 즉 세대 간 공존과 번영에 방점을 둔다.

그렇다면 식량주권 확보와 식량 안보의 핵심을 담당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농촌 경제는 지속가능한 성장과 어떤 연관관계를 가지고 있을까.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논 타작물 재배 사업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해당 사업은 논에 벼 대신 다른 소득 작물 재배를 유도해 쌀 시장의 구조적 공급과잉을 해소하고, 밭작물 자급률 제고를 도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하지만 정부 및 지자체의 강력한 의지와는 달리 실제 농가에서는 콩, 조사료 등의 밭작물을 재배하는 것보다 벼농사에 여전히 큰 매력을 느끼고 있는 듯하다. 가격상승으로 전국 평균 쌀값이 한 가마(80㎏)당 19만 원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높은 수준의 기계화ㆍ자동화를 달성한 벼농사는 고령화와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에서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수익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쌀 생산 예상량은 390만 1천t으로 급격한 쌀 소비감소 추세를 감안한다면 생산량의 4~5%가 과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쌀값이 하락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쌀 소비가 이례적으로 증가하기 힘든 상황에서 타작물 재배 확대를 통한 쌀 생산량 감축은 쌀값 유지 및 농가소득 안정을 위해 반드시 달성되어야 하는 당면현안이다.

타작물 재배는 기존 벼농사보다 농가에게 높은 소득원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농경연이 올해 쌀 생산조정제 참여에 따른 품목간 수익성을 분석한 결과, 논에 벼 대신 콩을 재배하는 소득이 쌀에 비해 46.3% 높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도 밭작물 생산에 따른 노동력 부족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타작물 주산지를 중심으로 농기계 장기임대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판로 확보를 위해 논콩의 경우 전년대비 7.1% 인상한 가격(㎏당 4천500원)으로 농협을 통해 전량 수매하기로 했다. 조사료 판매물량 또한 축협과 전량 사전 계약ㆍ판매해 수급 안정을 꾀할 방침이다.

전국 최고의 수매가가 결정되는 경기도의 경우 이러한 정부의 쌀 생산조정제 지원 정책을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타시ㆍ도 대비 높은 쌀 수급 안정과 농가소득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지원 대상에 휴경농지도 포함됐으며, 품목별 지원단가도 인상돼 농업인들이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쌀 수급조절과 가격안정화를 달성하고, 나아가 대한민국 농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보다 많은 벼 재배농가들이 신청 마감일인 오는 6월 28일까지 가까운 읍ㆍ면ㆍ동사무소를 찾아 논 타작물 재배 지원 사업에 참여하게 되길 바란다.

남창현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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