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 괄목상대

사자성어 중에 괄목상대(刮目相對)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괄이란 단어는 눈을 긁다 또는 눈을 비비다 라는 말로서 눈을 비비고 상대를 대한다는 뜻으로, 남의 학식이나 재주가 놀라운 정도로 부쩍 향상되었다는 뜻으로 사용된 말이다. 이 말은 <삼국지(三國志)>에 나오는 말로 후한(後漢) 말, 魏(위)ㆍ蜀(촉)ㆍ吳(오)의 삼국(三國)이 서로 대립하고 있을 당시 오(吳)나라 손권(孫權)의 부하 중 여몽(呂蒙)이라는 장수가 있다. 그는 전공을 많이 세워 장군까지 올랐으나 매우 무식했다. 그는 학문을 깨우치라는 손권의 충고를 받아 전장(戰場)에서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고 공부했다. 얼마 후 손권의 부하 중 뛰어난 학식을 가진 노숙이 여몽을 찾아갔다. 노숙은 여몽과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그가 옛날과 달리 매우 박식해져 있음을 알고 깜짝 놀라자, 여몽이 ‘선비는 헤어진 지 삼일이 지나면 눈을 비비고 다시 볼 정도로 달라져 있어야 하는 법’이라고 말한 데서 유래됐다.

요즘 나무의 모습은 ‘괄목상대’ 그 자체이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나무의 모습을 보면서 생명의 기운을 느끼게 한다. 이처럼 학생들도 괄목상대의 모습을 보인다. 그런 변화의 모습에 부모들과 교사들은 당황하기도 하고 감동하기도 한다.

성서에 “너희에게 겨자씨 한 알 만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산더러 여기에서 저기로 옮겨가라 하면 그대로 될 것이요, 너희가 못할 일이 없을 것이다(마태복음17:20절)” 겨자씨가 산을 움직인다. 이 말의 의미는 가장 작은 것이 가장 큰 것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까? 겨자씨는 작은 씨앗이면서 빨리 자라는 성질이 있다. 그래서 보통 겨자는 몇 개월 사이에 1.5m까지 자란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누룩도 같은 개념이다. 밀가루 서 말을 반죽하면 보통 백 명 이상의 사람들을 먹일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적은 양의 누룩이 들어가면 이 많은 양의 밀가루를 부풀게 한다는 것이다. 누룩이 들어가면 보통 3~4배 정도로 부풀게 한. 이처럼 시작은 너무나 작고 보잘것없는 것 같지만 그곳에 생명력이 있으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성장하게 된다는 것이다. 변화의 생명력이 한번 동터 오기 시작하면 반드시 현실 안에서 결실을 맺게 될 것이다. 아무도 그 생명력을 방해할 수 없으며 반드시 부풀게 할 것이다. 그때가 더딜지라도 분명히 변화의 역사는 이 땅에 이루어질 것이다.

교육은 작은 변화를 만들어 내는 활동이다. 교육이 한 생명을 변화시키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출발이 된다. 5월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그리고 스승의 날로 이어진다. 이 5월에 교육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교육은 ‘괄목상대(刮目相對)’의 변화의 생명력을 바라보고 작은 겨자씨와 누룩을 학생들의 마음에 심는 것이다. 교사들에게 이런 눈이 필요하고 부모들에게도 이런 눈이 있을 때 결코 더디 바뀐다고 해서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겨자씨와 같이 작은 씨앗의 소중함을 기억하고 누룩과 같이 미세한 것이 그 엄청난 밀가루를 부풀게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안해용 경기도교육청 학생위기지원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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