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은 유한하다. 그 이유는 태어난 이후 몸은 일정기간 성장을 한 후 노화의 과정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생로병사가 이를 상징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건강하게 살고 싶어 한다. 죽을 때 죽더라도 병에 걸려 고생하다 죽기를 원치 않기 때문이다. 운동을 하고 영양제를 섭취하고 몸에 나쁜 것은 피하고자 노력한다. 이런 노력을 하지 않으면 몸은 점점 노화가 심해지고 이는 결국 질병으로 연결된다.
이런 신체건강과 동일하게 정신건강도 적용받는다. 정신건강도 유지에 필요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 정신은 쇠퇴하고 이는 각종 정신질환을 포함하여 신체질환까지도 연결된다. 정신건강에 큰 어려움이 오면 판단력이나 추진력 등 어떤 상황에서 일을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생긴다. 개인에게야 시행착오 정도로 삼으면 된다. 그러나 회사나 집단, 사회, 국가를 책임지는 리더들이 정신건강에 심각한 어려움이 생기면 상황은 달라진다. 본인의 판단과 결정능력에 장애가 생기면 책임지는 그룹도 영향을 피할 수 없다. 따라서 리더들의 정신건강 유지는 옵션이 아니라 필수다.
외국은 회사의 중요임원이 정신과적 상담을 받는 것을 권유하고 비용도 지원한다. 미국의 대통령은 주치의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를 두고 있고 심리상담전문가도 필요 시 활용한다. 이는 이들이 지휘하는 그룹의 안녕을 위해서다. 우리나라는 반면에 이런 상담이나 치료를 받는 것을 부정적으로 여긴다. 이런 행위에 대해 ‘정신력이 약하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어 정신건강유지를 위한 노력을 잘 하지 않고 버틴다. 기껏해야 취미나 술 정도로 푸는 현상이 지배적이다. 과로사가 발생하는 이유도 신체적 과로에 정신적 과로가 합쳐지기 때문이다. 몸이 힘들어도 정신적 고통이 경감되면 우리는 더 잘 이겨내고 버틸 수 있다. 그렇다면 정신건강을 유지하는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우리 정신이 받는 스트레스는 의식적 스트레스와 무의식적 스트레스가 있다. 의식적 스트레스는 내가 왜 정신적 고통을 받는지 내 자신이 잘 아는 경우다. 이런 스트레스는 정기적 상담을 통해 자신의 감정과 생각들을 이야기하고 때론 객관적으로 판단도 해보면 잘 대처할 수 있다. 두 번째로 무의식적 스트레스가 있다. 이는 본인의 의식적 행동과 생각에 큰 영향을 주고 있으나 정작 본인은 모르는 경우이다. 대개는 어릴 적 받은 큰 충격이나 트라우마가 많다. 또한 본인이 살아온 삶에서 조금씩 쌓여온 스트레스가 모이고 응축되어 형성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무의식적 스트레스에 현실에서 발생한 의식적 스트레스가 절묘하게 합쳐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대개 엄청난 감정을 폭발시킨다. 대개 이성을 마비시킴으로 정상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에 매우 심각한 어려움을 야기한다. 이런 무의식적 스트레스는 우리가 매일 식사 후 이를 닦듯이 꾸준한 자기 정신분석이 필요하다. 심리상담을 통해 자신의 과거로 돌아가 본인이 가진 깊은 트라우마에 대해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너무 빨리 돌아가는 바쁜 세상이지만 적어도 리더들은 이런 과정을 겪어야 한다. 저자도 정신과 레지던트 시절 오랜 기간 정신분석을 받았고 그때 깨달은 나에 대한 무의식과 관련된 문제 해결은 지금까지도 도움이 된다. 무의식적 스트레스가 해결되면 사람은 거듭난다. 본인이 본질적으로 달라짐으로 세상은 달리 보인다. 어떤 의식적 스트레스가 왔을 때 적어도 객관적 판단력이나 분별력이 무의식적 스트레스에 의해 영향을 심각하게 받는 것은 막을 수 있다. 이는 본인들이 책임지는 그룹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리더들의 정신건강은 그래서 매우 중요한 것이다.
정재훈 한국정신보건연구회 정책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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