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미세먼지

가을은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는 계절이다. 중국 양쯔강(揚子江) 기단의 영향으로 바람이 중국 대륙에서 한반도쪽으로 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공기질이 인도 뉴델리에 이어 세계 주요 도시중 두번째로 나빴다’ 라는 뉴스를 접한적이 있다. 이로 인해 평범한 시민들도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미세먼지는 어느새 계절을 가리지 않고 우리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미세먼지는 심혈관질환의 주요 사망 원인으로 나타났다.

환경보건전문가들은 흡연, 간접흡연과 함께 미세먼지가 우리 건강과 생명을 짓밟는 최대의 적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한 인체 발암물질임과 동시에 피부질환,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등 생명을 위협하는 실제 위협이라 한다. 미세먼지 자체는 눈에 보이지도 않고 맛과 냄새도 없으면서 농도가 높아지면 시야가 뿌옇게 흐려진다. 때론 즉각적으로 때론 서서히 우리몸을 망가뜨린다. 한마디로 미세먼지는 국민이 피부로 체감하는 현재의 위험이자 미래의 위험이다.

미세먼지는 석탄,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가 타거나 자동차 매연등 배출가스에서 나오는 대기오염물질이다. 문제는 중국의 공장에서 무차별로 내뿜는 중금속 물질이 우리나라로 날아 온다는 것이다. 황사라는 자연적인 문제와 함께 중국의 환경오염 문제가 한국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이 됐다.

특히 초미세먼지는 일명 ‘가장 몸에 해로운 미세먼지’라고 알려져 있다. 입자가 매우 작아 호흡기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포까지 도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폐와 기관지는 물론 뇌에까지 이르면서 폐암, 뇌졸중, 심장마비등 심혈 관련 사망률과 질병률을 높일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인간에게 암을 일으키는 확인된 1군 발암물질에 석면, 벤젠과 함께 미세먼지를 포함시켰다.

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부분만 강조되어 묻히고 있지만 기업들이 입는 경제적 피해도 상당히 크다고 한다. 반도체와 전자업체들은 제작공정에 미세먼지가 들어가면 매우 치명적이므로 불량처리와 제품처리에 들어가는 비용이 직간접적으로 올라간다고 한다. 근로자들이 외부에서 장시간 활동하는 자동차업계, 조선업계 등도 영향은 마찬가지다. 생산성 저하와 비용 지출은 물론 근로자들의 직접적인 건강피해로 인한 산업재해 배상문제 등도 예상된다. 단순히 경제문제만이 아니라 직접적인 국가 경쟁력과 기업들의 피해, 나아가 경제손실까지 감안한다면 미세먼지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우리나라 자체의 미세먼지는 매년 감소추세에 있다. 하지만 옆나라 중국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황해를 넘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심각한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기내 미세먼지의 많게는 80% 이상이 중국에서 날아온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청정 해역에 위치해 있는 백령도만 봐도 알 수 있다. 북태평양기단과 오호츠크해기단이 활성화되는 한여름과 한겨울에는 대기 오염물질이 거의 측정되지 않는데 반해 양쯔강 기단이 기승을 부리는 봄, 가을에는 미세먼지가 한반도에서 제일 높게 관측된다.

기존 외교는 경제와 안보를 중심으로 추진해 왔다. 이제부터는 경제, 안보, 환경(미세먼지등) 세 축으로 움직여야 한다.

정부에서는 ‘특수재난관리법(가칭)’을 조기에 제정함은 물론 미세먼지를 특수재난에 포함시켜 원인 제공자인 중국과 근원적인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중국과 공동 대응해 나가는 길만이 미세먼지의 공포로부터 벗어나는 지름길이라고 본다.

김진영 방재관리연구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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