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4차 산업혁명 시대와 ESS의 투자 필요성

1898년 우리나라에 한성전기회사라는 대형 발전기를 운영하는 발전소를 설치한 후, 약 120년이 지난 지금 전기는 우리의 삶에서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사용하는 대부분의 장비와 기기는 전기가 있어야만 작동을 할 수 있게끔 설계가 되어 있다. 사물인터넷, 스마트공장, 전기차, 드론, 로봇 등 4차 산업혁명의 주요 디바이스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이는 전기 수요의 증가로 귀결되고 이에 따른 대비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기의 공급, 즉, 전력 공급에 관한 계획은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15년의 장기계획으로 전력수급기본계획하고 있다. 또한 빠르게 변화하는 현실에 맞도록 수정ㆍ보완하며,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7~2031)’에 이르고 있다. 이전의 전력수급기본계획이 경제성에 중심이 맞춰있었다면, 이번 계획의 핵심은 환경과 국민안전을 중심으로 정부의 전기 공급 정책의 큰 틀을 바꾸는데 있다. 이 정책에 따라 정부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보급을 촉진하고 다양한 관련 제도와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재생에너지는 에너지의 원천인 자연이 시시각각 변화함에 따라 전기 생산의 변동이나 품질의 차이나는 숙명을 안고 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ESS(에너지저장장치, Energy Storage System)에 전기를 저장하고 필요할 때 사용하는 것이다. ESS는 단순히 남는 전기를 저장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지만, 재생에너지로부터 얻은 전기의 불규칙한 품질을 전력변환장치(PCS, Power Conversion System)를 통하여 품질 좋은 전기로 만들어 준다.

작년 10월 말에 문재인 대통령이 새만금에 세계최고의 재생에너지 클러스터로 조성하겠다는 자리에서 ESS를 언급하였고, 우리나라가 세계의 ESS 기술의 총합을 100이라 했을 때 98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이를 이용해 새만금에서 생산되는 태양광과 풍력의 불완전한 재생에너지를 ESS가 보완해 완전한 에너지로서 발돋움할 수 있게 한다. 재생에너지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ESS가 필요불가결한 장치이자 기술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ESS 기술력이 세계와 초격차로 리딩하고 있지만, 최근 2년간 여러 번의 ESS 화재사고는 이 기술의 사용을 머뭇거리게 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지고 세계 보급의 13을 하고 있기에, ESS 화재가 전 세계에서 제일 먼저, 그리고 가장 다양하고 복잡하게 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이다. 현재와 같이 정부 및 관련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최적의 방법을 찾는다면 이 또한 세계 최고의 극복 기술을 보유하게 되는 것이고, 위기관리의 노하우를 얻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반도체 기술이 2위와 기술의 초격차를 만들었듯이, ESS도 이번 위기만 넘긴다면 초격차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호주 정부는 몇 일 전 호주 전체 전력 수요 중에 50%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했다는 획기적인 사건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호주는 재생에너지의 불안정성을 극복하기 위한 여러 기술 개발에 이제야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세계 최고의 ESS기술을 가지고 있고, 현재도 2보 전진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의 전력 정책과 함께 재생에너지의 보급과 확산이 이루어지면, ESS기술의 실증과 시너지를 통해 세계 전력 시장, 특히 재생에너지 시장을 리딩 할 수 있을 것이다.

전기가 기본인 시대,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전기의 보관, 관리의 핵심 기술인 ESS는 에너지 신산업의 기초 인프라이다. 이 안정적인 인프라를 기반으로 4차 산업은 한걸음씩 발전해 나가고 있다. 비록 화재 등으로 ESS 산업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지만, 땅을 더 단단히 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고 재도약과 초격차의 시대를 열기위해 경주해야 한다.

정문호 아주대학교 다산학부대학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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