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아침] 갈등과 분노를 푸는 법

누구나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과 인연을 맺고, 세상사는 자리를 찾기 위해 열심히 배워가는 과정에서 선악의 이론과 접하고, 수많은 종교 사상의 바다에서 인연을 맺고 믿든 안 믿든 각자의 틀을 만들어 가며 살아가게 된다.

그러면서 이웃과 가정과 국가와 만나고 다양한 일들을 경험하며 행복, 슬픔, 정의, 불의, 괴로움, 미움, 분노, 사랑에 휩싸여 살아가게 된다. 즉 삶이라는 무대 위에서 어떻게 주인공의 연기를 할지 고민하며 사람들은 그 속에서 갈등과 혼돈을 갖게 되는 것이다.

지금 현대인들은 이 모든 과정들이 서로 엉켜서 서로를 불신하고 미워하며 분쟁과 싸움이 일어나고 있다. 그리나 올바른 진실과 만나고 자신의 삶이 정리되는 길을 찾아보려 한다면 인간의 근본 세 가지 무서운 독인 삼독심을 버리고 살면 모든 곳에 평화가 올 것이라고 본다. 그러면 삼독심이란 무엇인가?

첫 번째 탐심(탐욕스러운 마음)은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분수에 넘치는 욕심으로 나타나는 마음 작용인데, 그로 인해 질서와 윤리 도덕이 무너지고 국가 사회는 부정부패로 썩어가며 심지어 자연까지도 몸살을 앓게 하고 있다. 두 번째 진심(嗔心:성내는 마음)은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에 대해 미워하고 분한 마음을 일으키는 작용인데 그 때문에 시비와 분쟁이 쉴 새 없이 일어나게 돼 평화와 행복을 파괴한다. 세 번째 치심(癡心:어리석은 마음)은 세상의 이치와 도리에 어두운 탓에 참다운 진리를 분별 못해 어리석어지는 마음 작용인데 무엇이 바르고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며, 가치인지를 모르고 모든 허물을 스스로 만들어서 불행을 자초하는 것이다.

이토록 위험한 독을 어떻게 하면 제거할 수 있을까? 그것은 독을 안고 사는 그 주체인 내가 이 세상과 끝없는 인연으로서 존재 할 뿐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인연관과 무아(無我)사상을 배울 때 가능한 것이다. 나의 실체가 없다는 생각을 알아차릴 때 이 세상은 그야말로 한바탕 꿈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우리들은 허깨비를 부여잡고 울고 웃으며 괴로워하고 있는 어리석은 꼴이 되는 것이다.

만약 누가 나를 비난한다고 해서 화가 날 때 나의 실체가 어디 있는가를 관찰하면 화는 사라질 것이다. 화는 좋고 나쁜 것이 아니다. 그저 자연스러운 것이다. 사실 ‘화나는 상황’이 있을 뿐이지 ‘화’는 없다.

마찬가지로 ‘괴로운 상황’이 있을 뿐이지 ‘괴로운 나’는 없다. 괴로움이라는 것도 괴로운 나라는 것도, 화라는 것도, 화를 내는 나도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내가 실체로 착각하고 해석할 뿐이다. ‘나’를 개입시키지 않고 다만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놓아두고 그저 바라보기만 하면 ‘문제’는 없다.

중요한 것은 마음작용 즉 의식작용 또는 심리작용이라고 부르는 수많은 마음의 현상에서 오는 삼독심 등 100가지의 심리작용을 잘 관찰하는 마음 챙김(Mindfulness), 팔리어로는 싸띠(sati)가 유일한 방법이다.

마음 챙김 명상에서는 세상 그 자체는 가만히 있는데 인간이 스스로 그것에 반응을 보이는 결과가 잡념이나 고통이라는 것이다. 육체적 감각과 생각을 그대로 관찰하면서, 해당 감각과 생각 등에 자극되도록 반응하지 않는 것이다. 누가 나에게 욕을 하거나 나를 희롱한다든지, 정치나 사회의 사건 뉴스 등 감정을 자극하는 것을 접한다 해도 신체적 정신적 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그대로 나를 관찰하는 것이 마음 챙김의 핵심이다.

선일스님 법명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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