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라인·야후 재팬 연합, 글로벌 플랫폼 도전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라인(LINE)과 일본 소프트뱅크 계열의 검색포털 야후 재팬이 경영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야후 재팬은 구글(Google)과 함께, 일본에서 가장 폭넓게 사용되는 검색엔진이다. 참고로 한국에서는 네이버와 구글이 검색엔진으로서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라인은 전 연령대가 폭넓게 사용하는 일본의 국민 SNS다. 한 회사의 조사에 따르면 일본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스마트폰 앱 순위는 라인(1위), 페이스북, 트위터(Twitter), 야후 재팬(Yahoo Japan)의 순이라고 한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앱은 유튜브, 카카오톡, 네이버, 페이스북의 순이다. 이번 라인과 야후 재팬의 통합은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IT 기업의 통합으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라인과 야후 재팬의 통합으로 한일 양국에 기반을 두는 1억 명 규모의 플랫폼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기존 일본의 스마트폰에 기반을 둔 간편 결제 서비스는 라인이 제공하는 라인페이(LINE Pay)와 야후가 제공하는 페이팔(PayPal)이 각각 업계 1위(사용자 3천690만 명)와 업계 2위(사용자 2천만 명)를 차지하고 있다. 만약 양사가 제공하는 간편 결제 서비스가 통합된다면 일본 국내에만 5천만 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하게 된다. 라인과 야후 재팬의 통합 회사는 검색 엔진, SNS 서비스,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IT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라인과 야후의 통합회사는 한일 양국시장에서는 독과점을 우려할 정도의 IT 기업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IT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는 전망이 불투명하다. 라인은 일본뿐만 아니라 태국 등 동남아 시장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전 세계의 IT 시장은 미국 기업이 GAFA(Google, Apple, Facebook, Amazon)가 주도하고, 중국의 IT 기업인 BATH(Baidu, Alibaba, Tencent, Huawei)가 이를 추격하고 있다.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IT의 세계는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세계”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있다. 실제로 세계 시가 총액 순위(10월 말 기준)의 상위기업을 살펴보면 애플(1위), 아마존(3위), 구글(4위), 페이스북(5위) 등 미국의 글로벌 IT 이 상위권을 독식하고 있다. GAFA 기업은 단순한 IT 기업이 아니라,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서 전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플랫폼이란 제품, 서비스가 모이는 ‘장’을 의미한다. 플랫폼 기업은 IT, 금융 등 모든 비즈니스 생태계의 핵심이 될 것이다. 향후 4차 산업혁명과 관련, 자율주행차의 보급이 예상되고 있지만, 이러한 기술혁신을 선도하고 있는 것은 구글과 같은 플랫폼 기업이며, 도요타나 현대 등의 자동차 회사의 존재감은 크지 않다. 플랫폼 기업을 경유하지 않으면 비즈니스를 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GAFA와 같은 플랫폼 기업이 일단 UI(사용자 인터페이스)와 UX(사용자 경험)가 좋은 플랫폼을 구축하면 많은 사용자가 모이고, 더욱 편리성이 좋아지면 더욱 많은 사용자가 모인다. 예를 들면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경우 회원이 증가하면 많은 판매자가 모여서 더 많은 상품제공이 가능해지고, 또한 회원 수가 더욱 증가하면 더 많은 판매자가 모인다. 한번 우위에 선 플랫폼 기업은 획득한 풍부한 자금과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더욱 편리성을 높이기 위한 투자와 더 많은 사용자를 모으기 위한 광고 등을 할 수 있다. 라인과 야후의 통합회사는 규모의 확대를 통해 일정 수준의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아직 GAFA와 경쟁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 라인-야후 재팬 연합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성빈 아주대학교 일본정책연구센터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