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를 창업해 많은 돈을 번 샘 월튼은 죽기 전 “나는 인생을 잘못 살았다. 나는 인생의 우선순위를 잘못 정했다”고 말했다. 월마트를 만들고 키우느라 그의 하루는 늘 바빴을 것이니 자식들에 대해 신경을 못 썼을 것이고 죽음에 이르러 자기 인생을 돌아보며 후회를 했을 것이다.
스티브 코비의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는 책에 보면 인생을 사는 우선순위가 있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열심히 사는 것도 중요한데, 열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필자는 분만 시에 서약서를 작성했었다. 가족을 위해 아기를 위해 무언가를 어찌하겠다는 각오가 있었다. 유아교육에 청소년교육을 전공하고 코칭심리를 전공한 필자는 자녀와 대화를 많이 했다고 자부했다. 대화의 시간도 다른 가정보다는 많이 가졌다는 생각을 했으나 나만의 서약이었고 나만의 욕심이며 나만의 착각이었음을 깨닫게 된 명절이 되었다.
필자의 아들이 명절이 명절 같지 않은데 명절이고, 명절의 의미가 많이 흐려졌다며 명절에 피곤하다는 이유로 어른들께 가지 않으려 했다. 필자는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아는 나이가 되었다며 아들의 말에 나름 의미를 부여하며 펜을 잡았다.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가족이 무엇이며,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어떠한지… 부모의 존재가 계산해야 하는 것은 아닌데 다가올 현실이 무서워졌다. 우선 순서가 뒤바뀔까 우려하는 부모에 잔소리 글이 되지는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편지를 썼다.
여성가족부가 부모 1천 명과 초등학교 고학년 63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어떤 부모가 좋은 부모일까?’라는 질문에 부모의 46.4%, 자녀의 23.6%가 “아이의 말을 잘 들어주고 대화를 많이 하는 부모”라 했다.
‘2014 청소년 종합실태조사(여성가족부)’에서는 ‘부모와의 대화 시간’이 많을수록 청소년의 스트레스와 가출 충동이 낮아지고, 행복감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여성 포털 사이트는 436명 어머니를 대상으로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공부가 필요한가?”에 95%가 공부를 해야 한다고 했다. 여성가족부는 부모교육에 참여한 부모 3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참가자의 92%가 부모교육이 도움되었고, 부모교육에 93.1%가 다시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명절 아침 ‘멀리 갈려면 여럿이 함께 가라’는 말이 오늘 필자의 뇌리를 더 스친다. 일이 넘쳐나도 하고 싶은 일이 없고, 처녀·총각이 많아져도 결혼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결혼을 한다 해도 아이를 낳으려 하지 않는다. 보여주기식 명절이 되고 있다. 심히 걱정된다. 정을 나누는 명절 풍경을 위해 배려하고 소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겠다. 필자는 서로 입장을 배려할 수 있는 부모로서의 삶을 더 보여주어야겠다.
김양옥 한국출산행복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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