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어 한다. 이것이 서점에서 재테크에 관한 서적이 불티나듯이 팔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하고, 은행에 저금을 하고, 혹자는 한방을 기대하면서 로또에 몰입하기도 한다.
아인슈타인도 극찬했다고 하는 인간의 수학적 발견인 ‘72법칙’이 있다. 사람들은 은행에 저축을 할 때, 이자를 묻는다. 투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이자가 복리인지 단리인지도 묻는다. 낮은 은행이자가 못마땅한 사람은 수익률이 좀 더 높은 주식이나 펀드, 채권 등에 눈을 돌린다. 사람들의 최종 관심은 수익성이다. 최종 수익은 금리와 거치기간, 투자기간, 자금조달방법 등 매우 다양한 요인을 따져야 알 수 있다. 보통사람은 이해하기 어렵다. 간단한 방법으로 수익률과 투자기간을 알 수 있는 방법이 ‘72법칙’이다.
1천만 원을 은행예금했을 때, 두 배가 되려면 얼마나 걸릴까. 금리(복리)가 7%라고 하면 원금이 두 배로 불어나는 데 걸리는 기간은 약 10년이다. 72를 적용이율 7%로 나누면 10.28이 나오는데, 이 수치가 원금이 두 배로 불어나는 데 걸리는 기간을 의미한다. 지금처럼 금리가 1.25%라면 원금이 두 배가 되는데 57.6년(=72÷1.25)이 걸린다. 50년이 넘어야 현재 자산이 겨우 두 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는 저금리 상황에서 은행예금을 선호하지 않는다.
반대로 현재 가지고 있는 돈을 기반으로 목돈을 만들고 싶을 때, 어느 정도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상품에 투자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1천만 원을 10년 안에 2천만 원으로 만들고 싶다면, 수익률이 적어도 7%(=72÷10년)가 되는 상품에 투자해야 한다. 72를 투자기간인 10년으로 나누면 약 7%의 수치가 나오는데, 이 수치가 투자상품의 수익률이다. 5년 안에 원금을 두 배로 만들고 싶으면, 14%이상(=72÷5년)의 수익률이 나는 상품에 투자해야 한다. 기간이 줄면 투자수익률은 높아진다. 저금리 상황에서 단기간에 원금을 두 배로 만들어 주는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상품은 흔하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시중에 많은 유동자금이 투자처를 잃고 갈 곳을 못 찾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수익률이 낮다고 돈을 가만히 들고 있을 수도 없다. 시간이 지나면서 돈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1천만 원이 있다고 해보자. 물가상승률이 매년 3%씩 오르면 1천만원의 가치는 24년(=72÷3%)이 지나면 절반(500만원)으로 떨어진다. 어딘가에 자금을 운용해야 하는 이유이다.
은행 금리는 낮지만 집값은 곳곳에서 오르다 보니 시중에 넘쳐나는 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지금과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 유동자금이 부동산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경제적 원리다. 따라서 시장안정을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좀 더 적극적으로 건전한 투자처를 확보하는 것이다.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면 시장의 과잉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금리인상이 쉽지 않다. 대안으로 간접투자상품시장을 좀 더 육성하고 활성화해서 유동자금을 훕수해야 한다. 현재의 규제만으로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주택시장 안정을 기대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부동산관련 스타트업기업을 육성하고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프롭테크산업 및 주택산업을 육성해 유동자금이 산업투자로 흘러 들어가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를 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소비자도 무분별한 부동산투자를 멈추고 ‘72법칙’이 갖는 투자의 의미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위험과 수익은 비례 관계이기 때문에 무조건 높은 수익률은 기대하는 무분별한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 건전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의 규제강화 의지가 확고하고 단호하기 때문에 이 부분도 살펴야 한다. 주택은 집이다. 건전한 투자를 지향하면서 주택의 기본적인 거주가치를 잊어서는 안 되며, 재테크를 위한 정확한 목표설정과 경제성장, 금리변동, 수익률 등을 꼼꼼히 점검해야 하며, 장기투자를 고려한 사전계획을 철철히 준비해야 한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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