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연초에는 방송마다 각종 시상식에 화려한 무대들로 가득했다. 가끔은 내가 좋게 봤던 드라마나 음악들이 상을 받는 것에 대한 재미나 디자인이 본업이다 보니 콘텐츠 영상이나 무대콘셉트, 조명 분장 특수효과 등에도 관심이 가기도 한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80년대 초만 해도 한강의 기적, 산업발달의 역군, 아리랑, 인삼 등이었는데 이제는 IT 강국, 신약개발, 뷰티코리아, K-POP, 콘텐츠 수출 등으로 업그레이드 되었다.
세계의 젊은이들이 우리의 음악, 패션, 먹을거리 등을 따라하고 웬만한 방송에 나오는 외국인들은 자연스런 한국말로 인터뷰하니 통역이 필요 없을 정도이다. 대한외국인이라는 단어가 생길 정도니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뿌듯할 뿐이다. 아이들의 대통령 뽀로로 캐릭터 콘텐츠로 성공한 기업의 연매출은 1천100억원 정도이고 세계 81개국에 수출이 되고 있으며 17개국에 정규편성 되어 방송되고 있고 그 뒤를 상어가족으로 유명한 핑크퐁과 펭수가 잇고 있다.
문화콘텐츠의 개발이 차지하는 확산 영역은 상상을 불허한다. 걸어다니는 1인 기업인 엔터테이너들의 가치는 웬만한 중소기업 수준에 버금간다. 더욱이 기획이나 개인 콘텐츠 제작의 기획자의 연령대도 훨씬 낮아져 성공한 어린 친구들은 십대에 이미 정상의 쾌감을 맛본 경우도 많다. 많은 외국의 기획 관계자들은 한국을 조직적인 시스템체계로 성공한 나라라고 말한다. 얼마 전 아세안 정상들의 회담 중 말레이시아 총리는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배워갈 기회를 열어달라고 공식적으로 요청까지 했다.
하지만, 우리의 화려함 한편에는 드러내고 말 못 할 아픔이 있기도 하다. 어느샌가 우리의 엔터테인먼트 문화가 기형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조금씩 느끼게 하는 일들이 생겨나는 까닭이다. 스킬과 테크니컬을 중시하다 보니 문화예술의 기본적인 감성과 이를 표현해 내는 엔터테이너들의 감성이 마케팅에 치여 성장통을 앓고 있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많은 별이 아까운 나이에 사라지기도 했고 대중의 인기 앞에 공인이라는 이름으로 고스란히 대중 앞에 낱낱이 파헤쳐지기도 한다. 웬만한 멘탈로는 버티기 어려울 왕관의 무게다. 이를 대견하게 버텨내는 많은 젊은이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내가 만약 이 시대에 태어났다면 오디션이라는 그 많은 치열함과 경쟁구도 속에서 버텨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BTS가 그래미 어워드 무대에 서며 우리를 설레게 했던 자랑스러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며칠 후면 난공불락의 무대였던 아카데미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란 작품이 본선에 오르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우리의 영화 콘텐츠가 세계인의 공감을 얻게 되는 무대가 되리라 기대하며 우리의 생각이 새로운 장르의 다양한 콘텐츠로 태어나 국제적인 문화예술 흐름의 선두주자가 되고 세계인들의 문화마인드를 아우르는 창의력의 보고가 되기를 기대한다. 제2, 제3의 뽀로로나 BTS가 탄생하기를. 그래서 문화 창작의 맥이 계속 대한민국에서 이어지기를 같은 일을 하는 문화예술인으로서 기대하는 마음이다.
김희경 인천디자인기업協 대외협력홍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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