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대구, 경북 지역의 어려움을 돕고자 다양한 지역에서 도움을 베풀고 있다. 특별히 광주는 2013년부터 ‘달빛동맹’을 맺은 후 다양한 활동을 하였고, 시내버스 518번과 228번 운영을 하고 있다. 이번에 광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 중인 대구 지역의 확진자들이 광주에서 치료를 받도록 하였다. ‘달구벌’ 대구와 ‘빛고을’ 광주의 첫 글자를 딴 ‘달빛동맹’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병상연대’로 이어지고 있다. 광주시는 지역 내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하는 상황에 대비해 최대 60명까지 대구 확진자를 받을 계획이다.
이날 ‘달빛고속도로’를 이용해 1차로 광주로 옮겨질 인원은 5명 안팎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광주에 있는 5월 단체가 5.18 민주화운동 관련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극우인사 지만원씨로부터 손해배상금의 일부를 코로나19 확산으로 고통을 겪는 대구시민들을 위해 후원하였다. 이처럼 어려운 시기에 새로운 화합과 협력의 모습이 지친 시민들에게 오아시스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자비의 마음이 그 어떤 교육보다 소중한 경험적인 교육이 되고 있다. 학교 개학 시기로 늦어지는 이 시기에 사회적인 삶의 교육이 더욱 확산할 때 학생들에게 소중한 교육의 현장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이런 자비의 마음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이다.
2010년 ‘울지마 톤즈’의 주인공인 고 이태석 신부가 수단에서 보여준 모습을 기억한다. 그런 자비를 베풀 수 있었던 이유는 10남매의 9번째 아들로서 어머니의 그 자비를 경험하였고, 그리고 가난하고 힘든 순간에도 그를 지탱하게 했던 교회의 자비를 경험하였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자비를 경험한 자만이 자비를 베풀 수 있는 것이다. 내 안에 자비를 경험하지 않으면 우리는 자비의 사람이 될 수 없다. 내 안에 마음이 냉랭하고 삶이 메말라 가는 이유가 이 자비를 잃어버렸기 때문임을 기억해야 한다.
이전에 경기도에서 발생한 고교생들이 개를 훔쳐서 폭행을 일삼고 죽이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그들이 무려 9마리의 개를 잔인하게 학대하고 죽였는데 그 이유가 심심해서이다. 인간이 어떻게 이렇게 잔인해지고 무서운지 의심하게 된다. 그러기에 자비로운 마음을 갖는다는 것은 다른 생명에 대한 아픔과 고통을 자신의 아픔과 고통으로 여기는 감수성을 지닌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비를 경험한 사람은 자신이 자비로운 존재가 되는 여정을 시작하는 것이다. 자비로운 존재가 되어 이웃에게 자비를 베푸는 자는 다시 자비를 받게 될 것이다. 이런 선순환적인 삶이 펼쳐지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자비를 베풀 수 있는 이유는 우리 자신이 자비를 입은 사람이기 때문이며 우리가 자비를 베풀어야 할 이유는 우리 또한 자비를 받아야 할 사람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사회는 새로운 환경을 맞이하고 있다. 이런 어려운 시기에 절실히 필요한 마음은 자비의 마음이다. 비난과 왜곡이 아니라 자비의 마음으로 그들의 아픔에 함께하고 격려하며 지원하는 모습이 필요한 시점이다. 매일 들려오는 소식은 마음을 어둡게 하는 소식이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지지와 격려, 선한 의도의 헌신적인 모습이 우리를 새롭게 한다. 이런 자비를 베푸는 사람은 언젠가는 자비를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미래의 세대들에게 이런 공동체성을 교육하고 그런 마음을 베풀 때 고 이태석 신부 같은 인물이 자랄 것이다. 위기는 새로운 기회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안해용 경기도교육청 학생위기지원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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