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김대용 국민건강보험공단 인천경기지역본부장

“국민-의료-건보 ‘3박자’ 맞춰 경기·인천 건강지킴이 우뚝”

김대용 국민건강보험공단 인천경기지역본부장에게 2020년은 아주 특별하다. 올해는 360여개의 개별조합별로 운영되던 의료보험조합이 통합돼 국민건강보험공단이라는 단일보험자로 새롭게 태어난 지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무엇보다 2000년 7월 경인지역본부 설립 당시 설립 팀장을 지낸 그가 올해 18년 만에 고향에서 본부장으로 근무하게 돼 개인적으로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법무지원실장, 감사실장 등 두루 요직을 거치면서 건강보험공단이 정부경영평가 4년 연속 A등급, 고객만족도 3년 연속 우수기관, 공공기관 청렴도 5년 연속 우수기관을 달성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왔다. ‘디테일(섬세함)’과 ‘큰 그림’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안목과 부드러운 리더십을 바탕으로 담당 업무에서 탁월한 전문성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 본부장. 그는 지난 18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건강보험의 발전을 위해서는 “국민(가입자)-의료계(공급자)-건강보험(보험자)의 삼박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입자인 국민을 건강하게 하고 공급자는 합리적인 의료를 제공하며, 공단은 안정적인 재정운영을 할 때 건강보험공단이 ‘대한민국 오천만 건강지킴이’로서의 역할을 공고히 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다음은 김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Q. 올해 1월, 18년 만에 고향으로 컴백했다. 소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A. 공단 근무 34년이 됐다. 그동안 본부실장, 대구지역본부장을 거쳐 오랜만에 고향에서 근무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 특히 인천경기지역본부는 40개 지사 4개 출장소, 직원 3천300명을 관할하는 전국에서 가장 큰 지역본부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1월 취임 이후 코로나19로 인한 비상체계운영 등 긴장 속에 지내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천ㆍ경기 지역주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코로나19 환자 진료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다.

Q. 코로나19 사태 관련해 건강보험공단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A. 우리 공단은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기관으로서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질병관리본부의 대응지침을 기반으로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행동지침’과 ‘상황별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 전국 지사에서 확진자 접촉시 등 비상상황에 신속히 대응하도록 했다. 경기ㆍ 인천 관내 3만7천개 사업장 등에 배부해 사업장의 코로나19 대응 표준모델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특히, 외국인 민원상담을 전담하는 외국인민원센터(수원ㆍ안산)는 감염 위험성이 커서 열화상감지카메라와 선별민원실을 설치해 별도ㆍ관리하는 등 초기부터 중국인 등 외국인을 통한 감염 차단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또한, 요양병원과 장기요양기관 수급자 및 종사자에 대한 긴급 실태조사, 응급의료기관 감염관리 이행 현장점검 등 정부를 지원하고, 공단 ‘수진자 조회시스템’에 의한 입국자 정보 확인과 기저질환자 정보 등을 요양기관에 제공하고, 아울러 환자감소로 경영상 어려움에 처한 의료기관을 위한 진료비 선지급제 실시 등 의료계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인천공항 검역소,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 대구경북의 선별진료소 등에 직원을 파견해 지원하고 있다. 특히, 2월 초 마스크 부족으로 진료에 어려움을 겪는 경기도의사회에 마스크 5천매를 기증했고 지난 13일에는 ‘힘내라 대구 경북 프로젝트’로 대구 경산과 청도에 수제빵 4천개를 보냈다.

Q. ‘문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이 국민 의료비 부담을 줄여주는 효과를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A. 보장성 강화는 ‘모든 국민이 병원비 걱정 없는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정책이다. 이를 위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던 항목(비급여) 중 의학적 타당성이 있는 항목을 모두 건강보험에 적용시켜 60% 초반에 머무는 보장률을 2022년까지 70%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그동안 선택진료비(특진비), 상급병실, MRI·초음파 등 국민 부담이 크고 의학적 타당성이 있는 서비스 중심으로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해 왔다.

특히, 의료비 지출로 인한 가계파탄 방지가 중요한데 이를 위해 재난적 의료비 지원과 본인부담금 상한제 확대 등 저소득 취약계층을 위한 2중, 3중의 보호막을 두고 있다. 그 결과 지난 2년간 국민 약 3천600만명이 2조2천억원의 의료비 경감 혜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만족도 조사 결과에서도 82.3%가 만족하고 있으며, 78.9%가 병원비 감소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Q. 일각에선 건강보험의 재정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 재정 건전성에 대한 걱정 정말 안 해도 되는 것인지 궁금하다.

A. 건강보험 보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재정 지출이 늘어나기 때문에 보험재정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안다.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면, 현재 당초 계획된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재정을 운영하고 있으므로 큰 걱정은 안 해도 된다. 2018년 3천억원, 2019년 8천억원, 2020년 1조1천억원 등 정부 지원 예산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누적 적립금을 활용해 보험료 인상을 10년치 평균 인상률 수준에서 관리하고 있다.

Q. 건강보험 재정누수 주범이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사무장병원 근절을 위한 적극적인 대안이 시급해 보인다.

A. 국민의 소중한 보험료로 만들어진 보험재정을 지키기 위해서는 부당한 재정누수를 방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보험재정을 갉아먹는 사무장병원 퇴치를 위해 공단에 특별사법경찰권(특사경) 도입을 추진 중이며 관련 법안의 국회 의결을 앞두고 있다. 사무장병원 등 불법개설의료기관 적발기관은 2019년 기준 전국적으로 1천611개, 3조 2천267억원이고 인천ㆍ경기지역만 해도 449개에 7천301억원에 달하지만 재산은닉 등으로 환수율은 5% 정도에 불과하다. 경찰의 수사기간이 길어 재산을 빼돌리기 때문이다. 공단에 특사경이 부여되면 현재 평균 11개월 걸리는 수사를 3개월로 단축시켜 연간 1천억 이상의 재정누수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일부 의료계에서 우려하는 수사권 오남용 방지를 위해 수사대상을 사무장병원으로만 한정하고, 의료계가 참여하는 ‘수사심의위원회’를 설치해 객관성을 확보했다.

Q. 고령, 노인성 질병으로 인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신체활동과 가사활동을 지원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가 올해로 시행 12주년을 맞았다. 10년이 지난만큼 양적 팽창에서 질적 발전으로의 변화가 필요한 것 같은데.

A. 2008년 시작한 노인장기요양보험은 우리나라의 빠른 고령화 진행과 함께 우리 사회의 필수적인 대표 ‘孝’정책으로 자리잡았다. 올해 장기요양보험은 국민에게 더 큰 힘이 되는 제도가 될 수 있도록 재가급여 월 이용한도액 상향, 복지용구 급여 확대 등 서비스 혜택을 확대시켰다. 특히, 인천ㆍ경기지역은 전국 수급자의 28%를 차지하고 장기요양 입소시설은 전국의 40%가 분포돼 있어 장기요양보험 제도변화에 가장 민감한 지역이다. 인천경기지역본부는 돌봄사각지대 어르신들을 위해 ‘작은 노인안심마을’을 운영하면서 독거, 거동불편 등 취약계층 어르신들에게 반찬지원, 도배ㆍ장판 교체 등 안전한 식생활과 주거환경을 개선하여 어르신이 살던 곳에서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지역사회 통합돌봄을 실천하고 있다. 또한 장기요양기관의 부당청구 근절을 위해 현지조사를 대폭 확대ㆍ강화해 올바른 장기요양 서비스 질서 확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인천경기지역본부가 전체 인구의 30%를 차지한다. 이로 인해 지역본부 운영 및 서비스 제공에 어려운 점이 있다면.

A. 경기도와 인천광역시는 지리적으로 서울을 둘러싼 4개의 권역으로 나뉘어져 있다. 도시와 농촌이 혼재해 있고, 계층 간 소득 격차가 커서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 또한 화성, 김포, 남양주, 용인 등에 대규모 개발이 추진되면서 인구유입이 집중되고 있다는 특성이 있다. 인천ㆍ경기에는 전국 인구의 31%인 1천600여만명이 건강보험에 가입돼 있으며, 등록 외국인은 약 53만 명으로 전국의 43%를 차지하고 있다. 노인요양 입소시설 또한 2천200여 개로 전국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타 지역본부보다 많은 양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해 직원들의 업무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 인천경기지역본부는 민원 유발 업무 및 다빈도 사례를 정리해 전산 시스템 개발, 민원 안내문 개선, 외부기관(4대사회보험 기관) 연계 등의 방법으로 국민 서비스 향상 및 업무 효율화에 노력하고 있다.

Q. 향후 인천경기지역본부 운영 방향은.

A. 공단은 가입자인 국민을 건강하게 하고, 공급자는 합리적인 의료를 제공하며, 보험자로서 보험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선순환이 되도록 제도와 업무시스템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우리 지역본부는 올해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인천경기지역본부’를 모토로 ‘열린소통, 건강한 조직, 성장하는 직원’을 3대 운영목표로 정해 추진하고 있다. 국민에게 질 높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 직원들의 전문성 강화와 자율과 창의로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들기 위한 조직문화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 또한, 지역주민의 건강증진을 위해 ‘건강-UP 비만예방’ 사업을 지역사회와 협력해 추진하고 올바른 약물이용 지원사업 확대와 건강인센티브제 도입,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한 취약지역에 대한 1차 의료 만성질환 집중관리 모델 개발 등 건강한 국민 만들기 사업에 모든 역량을 다할 계획이다.

Q.끝으로 지역주민에게 한말씀.

A. 100세 시대에는 아프면서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삶의 질이 더 중요하다. 통계상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은 남자 79.3세, 여자가 85.4세로 OECD 국가 평균보다 높지만 건강수명만 볼 때는 기대수명보다 남자는 15년, 여자는 20년 정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오래 살기는 하지만 건강하게 오래 살지는 못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나라가 저출산ㆍ고령화로 인구구조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개인의 삶의 질은 물론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지역본부는 의료계 및 지역사회와 상생 협력해 지역주민의 건강수명 향상과 행복한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강현숙기자

사진_전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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