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유행의 역설

코로나 사태로 답답한 나에게 위로가 되는 것이 하나 있다. 요즘 유난히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는 날이 많아진 것이다. 창밖으로 밝은 햇살과 맑은 하늘을 보고 있노라면 어릴 적 보스턴의 날씨를 보는 것처럼 기분이 좋아지고 위로가 된다. 인터넷으로 미세먼지 상태를 확인해봐도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모두 ‘보통’이나 ‘좋음’으로 표시되는 날이 많다. 코로나19의 전세계 유행으로 사람들이 죽어서 우울한데 하늘은 화창하고 맑은 날이 많다는 점이 역설적이다.

올해 1~3월의 초미세먼지의 농도(24ugm3)가 작년(33ugm3)보다 27% 감소했다. 초미세먼지는 2.5um이하의 작은 먼지로 폐질환뿐 아니라 심혈관질환 등을 일으키며, 심지어 DNA를 손상시켜 암을 유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초미세먼지는 여러 질병을 일으켜 사망률을 높이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미세먼지 오염이 심각하다. 작년 봄에는 미세먼지가 심해 일주일 넘게 맑은 하늘을 보지 못한 적이 있었다. 온종일 회색으로 탁해진 학교와 거리를 보면서 이대로 세상이 끝나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을 했었다.

질병이나 재난으로 대기오염이 개선되는 것은 우리가 원하는 방법이 아니다. 질병으로 죽어가는 많은 사람의 절규를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보다 바람직한 방법은 강력한 환경규제 정책이나 친환경 산업개발을 통해 대기오염으로 말미암은 사망률을 줄이는 것이다. 예를 들면 대기오염 규제정책으로 오래된 디젤자동차의 시내 유입을 금지하고 폐차를 유도하는 방법이 있다. 또한 최근 개발돼 사용되는 전기자동차들은 화석연료로 주행하는 내연기관보다 대기오염을 덜 일으킨다. 최근 우리나라도 전기자동차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보건의료정책과 환경정책 그리고 친환경 산업개발은 서로 긴밀한 연관을 가지고 발전하는 것이 좋다. 바이러스 같은 재난에 의한 대기오염 개선이 아니라 환경정책이나 친환경 산업개발에 의한 대기오염의 개선이야말로 인류 재난 없이 질병 사망률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자동차 개발, 태양열 에너지 연구 등이 우리들 인생의 꿈이 돼야 하는 이유다.

성남 태원고 지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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