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사회문제의 시작점인 가정을 바로 세우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시ㆍ도 교육청의 위탁형 사업을 시작한 지 10여 년이 됐다. 그러는 동안 온전한 나만을 위한 여정을 생각 못해봤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것이 달라진 지금 코로나가 필자를 제주도까지 연결해 주었다.
고민 없는 사람 없고, 문제없는 사람 없다. 인생도 여행처럼 내일이 기다려지고 희망적이면 좋겠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은 이해관계가 얽히고, 자신의 이익이라면 다른 사람을 짓밟으려 하는지 고민과 문제를 잠시 바다에 던졌다. 고마움과 미안함, 또 다른 설렘을 가지고 길을 나섰다.
제주도에서의 하루하루가 건강하길 소원하며, 2만 보 이상 걸었다. 제주 여행지 중에 출생(出生)과 출산(出産)이 행복(幸福)이길 바라는 필자의 마음을 머물게 한 곳이 바로 성산읍의 ‘혼인지(婚姻池)’다. 제주도기념물 제17호인 서귀포시의 숲에 500평 규모의 큰 연못. 삼성혈에서 솟은 탐라국의 고씨, 양씨, 부씨 세 신인(神人)이 태어나 세 공주(公主)와 목욕하고 혼인하였다는 재미있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
필자는 일정한 나이가 되어 당연한 듯 결혼하고 아이 낳고 교육하고 또 결혼시키고… 지금은 예전에 당연하게 받아들인 일인데 대중가요인 ‘아모르파티’ 가사처럼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이 현실이라는 생각을 하며 연못 주변을 거닐었다.
‘변하지 않는 진심’이라는 꽃말을 가진 수국이 마당 가득 조용히 피어 반긴다. 수국은 토양에 따라 색이 다르다. 염기성이면 분홍빛을, 중성이면 연두색을 띠는데 혼인지(婚姻池)의 수국은 토양이 산성이라 파란색 수국이 만발해 있었다.
수국은 조금만 건조해도 말라버리고 물속에 담가 두면 다시 살아나는 꽃이라서 진심을 담은 꽃인 동시에 변덕쟁이이니 우리의 결혼도 수국과 닮아 보인다.
제주도는 전국에서 혼외출산율이 4번째라는 연구결과를 보았다. 조사결과 제주지역 혼외출산율은 2.51%로 전국 2.18%보다 높고, 광주(3.56%), 인천(2.66%), 대구(2.63%)에 이어 높다. 2018년 기준이지만 제주지역 미혼 한부모의 수는 617명이며, 이 중 청소년 한부모의 비율이 11.5%로 미혼 한부모 10명 중 1명은 청소년이라고 한다.
이탈리아나 폴란드는 가정 모델이 전통적인 방식 하나라 여성이 수용하지 않으면 결혼도 출산도 안 한다.
일본은 ‘미혼모’라는 용어는 없지만, 혼외 출산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심하고, 우리나라도 미혼 여성이 아이를 가지면 낙태나 결혼을 선택해야 하는 ‘결혼이 출산’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반면 프랑스ㆍ스웨덴은 결혼할지, 동거로 살지 등 가정 모델이 다양해 선택의 폭이 넓다. 프랑스는 기본 복지가 잘 돼 싱글맘도 아이 낳는 데 부담이 크지 않고, 스웨덴은 동거하면서 아이가 생겨도 결혼한 부부처럼 똑같이 보장해서 미혼 남녀도 아이를 잘 낳고 키울 수 있다.
경제인구 1%가 줄어들면 세금이 오른다고 걱정들 한다. 걱정에 앞서 방법을 찾아 준비해야 한다. 사람의 생명은 소중하다. 여성이 연애도 결혼도 자유롭게 택할 수 있고, 축복 속에 출산할 수 있는 현실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러려면 자신이 택한 운명을 사랑하는 책임의식이 전제돼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을 받은 관광시장 등 활성화와 더불어 여성의 선택권을 존중해 출생(出生)한 아이에 대해 차별받지 않는 미래도 고대해 본다.
김양옥 한국출산행복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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