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4차 산업혁명 시대와 기본소득

코로나19가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생활 전 부분에 영향을 미치면서 소득이 낮을수록, 고용형태가 불안정할수록 경제적 피해 가능성이 크다는 조사결과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으로 우리나라만이 아닌, 대부분 국가에서 일어나는 현상이고 또 각 국가에서 대응해 나가야 할 문제 상황이다.

기존의 자본주의가 가졌던 임금 노동체계의 구조적 모순을 복지국가라는 체계로 보완해 나갔지만, 자본가와 노동가의 차이는 더 극명한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이를 수치로 나타낸 대표적인 것이 피케티 지수이다. 피케티 지수는 ‘21세기 자본’의 저자이자 프랑스 경제학자인 토마 피케티가 만든 지수로, 자본과 노동의 가치를 비교하기 위해 나라의 자산총액을 국민소득으로 나눈 것이다. 이 수치에서 우리나라는 주요 OECD국가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여 주었다. 이는 얼마나 우리나라가 부의 불평등을 기반으로 성장해왔고, 성장의 결과물도 편중되게 분배됐는지를 말해준다 하겠다.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코로나19 팬데믹이 맞물려서 이는 더 확대될 것이라는 많은 전문가 예측이 미래의 암울한 단면을 보여준다.

이러한 상황에도 우리나라에는 희망적인 미래의 전망도 많다. 전성기 시절 비틀즈에 버금가는 BTS와 미국의 아이들을 사로잡은 아기상어, 여러 나라 유아들을 사로잡은 보람튜브, 세계 주요 영화제를 석권한 기생충 등에 힘입어 세계 문화를 선도하는 문화 선도국가가 되어 가고 있다. 이에 더해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에서 빠른 진단키트의 상용화, 관리와 통제를 효율적으로 진행한 스마트한 방역시스템은 각국의 찬사와 러브콜을 받으며 수출했다. 이러한 선도적 역량을 발휘 중인 분야는 대중이 주목하지 않지만, 묵묵히 어려운 여건 속에서 실력을 쌓아 왔기에 빛을 발한 것이다. 전 분야의 스마트화와 빅데이터, 인공지능이 보편화하고, 비대면의 생활에 익숙한 환경을 기반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적인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꾸준히 핵심 역량을 집중적으로 키워야 한다. 이에 더해 사회의 지원과 그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아울러 해야 할 것이다.

어떤 학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다시 태어남’이라는 의미의 르네상스 시대가 다시 오는 ‘신르네상스’ 시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 학자는 첨단 기술과 혁신으로 인간은 노동에서 더 자유로워지고, 이를 인간 본연의 감수성과 예술적 창조성에 투자할 시간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다. 그런데 그 창조성을 발현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즉, 인내의 시간이 필수불가결하다는 것이다. 르네상스 시대에도 그 근간에 숨어 있는 대가들의 재능을 알아본 재정 후원자의 역할이 예술의 부흥을 만들었다. 우리도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위한 준비를 가속화해야 한다. 창조성과 특별한 가치를 만드는 시간을 기다리고,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이러한 목적의 측면에서 보편성과 정기성, 무조건성이 전제가 되는 기본소득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암울한 미래를 완화해 줄 수 있는 또 하나의 대안으로 대두된다. 문화와 연구개발은 결과물이 도출될 때까지 많은 시간과 자본을 사회의 안전망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할 수 있을 때, 창조성은 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는 막노동으로 취급받는 타일공이 세계적인 타일 아티스트로 전시회를 하고 있는 시대이다. 또한 해외에서는 해커가 장관이 되고, 암호화 화폐인 비트코인 코딩 소스에 빠진 대학교 1학년생이 이를 업그레이드해서 단숨에 10조원의 자산가가 되는 시대이다. 지금이 기존의 국가의 방향과 역할에 관한 고민을 다시금 해야 하는 시대임은 분명하다.

정문호 아주대 다산학부대학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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