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코로나 시대에 로봇이 만드는 편리와 역설

최근 코로나19의 변이가 다수 발견되면서 백신의 개발에 시일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암울한 소식이 전해졌다. 특히, 지난 2일 세계적인 학술지 ‘셀(Cell)’에 발표된 다국적 연구진의 연구결과는 세계 곳곳에서 변종된 코로나19바이러스인 ‘G614’가 발견되었다. 기존 바이러스보다 9배까지 전파속도가 빠르고, 기존 백신 연구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고까지 한다.

이는 곧 사회적 거리두기의 지속적 유지와 비대면 서비스의 계속적인 유지로 귀결된다.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가 있지만, 최근 확대되고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 로봇기술이다. 로봇기술은 비대면 서비스의 첨병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사용 분야의 증가와 생산 효율증대와 보편적 보급에 따라 일상화가 되어 갈 것이다.

로봇은 우리 생활에 이미 들어와 있다. 대부분의 자동차를 양산하는 양산차 공정의 80%이상이 로봇에 의해 자동적으로 만들어지고 있고, 우리가 마시는 생수의 대부분이 로봇에 의해 생산된다.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공항의 복잡한 경로와 안내를 담당하는 안내 로봇, 최근 도입되어 식당에서 음식을 제공해 주는 비대면 서빙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빙로봇 등 서비스를 담당하는 로봇이 있다.

또한 치킨을 튀기고 커피를 내리고, 팬케익 등 요리를 하는 등을 하는 로봇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식사와 세탁, 청소 등의 가사 노동에서 벗어나 일상을 편리하게 하고, 사람의 교육, 안내, 케어에 심리 상담까지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어 인간에게는 큰 변화와 혜택을 준다.

하지만, 로봇이 만드는 편리는 생각지도 못한 큰 부작용도 낳는다. 기존에 사람들이 노동의 대가를 받으며 수행했던 노동이 로봇으로 대체되면서 실업자를 양산한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면 예상치 못한 일을 만들곤 한다. 실업자가 양산되면서 정부의 복지 지출이 증가되고, 세수는 감소되는 정부 재정에 부담을 준다.

또한, 각 개인은 개인별 소득 감소에 따라 소비지출이 감소된다. 이렇게 소비지출이 감소되면서 수요는 점차 줄어, 어느새 생산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이 된다. 이러한 것이 반복되면, 극단적으로 공황이 발생하거나 경제 시스템이 무너지는 사태에 이를 수 있다. 즉, 노무비를 아끼기 위한 좋은 노력이 모여, 아이러니하게 회사의 수요의 근본을 없애고 경제시스템을 붕괴를 가속하는 사태를 초래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스위스, 미국 등은 로봇에 세금을 부과하는 로봇세를 통해 정부의 재정 수요를 충당하고, 기본소득을 도입할 수 있는 여력을 만들 수 있는지에 관한 검토에 들어갔다.

또한, 마이크로스프트의 빌게이츠,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와이콤비네이터의 샘 올트먼 등 실리콘 밸리의 글로벌 CEO는 생산과 소비로 이어지는 경제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 적정 소비가 필수적이고 이를 위한 기본소득이 도입되어야 함을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도 이를 위한 대비가 필요함을 인지하였고, 국회라는 중앙정치 무대와 경기도라는 광역지자체에 이르기까지 논의하고 도입을 위한 방법론을 이야기 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제도와 체계를 만들고 우리나라만의 기본소득 제도를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로봇이 못하는 사람 고유의 업무를 더 다양화하고 훈련교육에 이르는 과정을 개발해야 함을 언급한다. 이를 통해 로봇의 도입과 생활화가 위기가 아닌, 인간 본연의 활동을 위한 여유와 여가를 줄 수 있도록 만들어 가야할 것이다.

정문호 아주대 다산학부대학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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