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연수·학술세미나·투명성 제고 등 노력
교육당국·학부모·교사 소통, 신뢰 회복 매진
블로그 통해 돌봄프로그램 무상 제공 앞장
코로나 사태 속 놀이교육 공백 메우기 최선
사단법인 온누리사랑나눔 업무협약 체결
북한·제3세계 아동 위해 방역물품도 전달
여전히 전국 곳곳에서 사립유치원과 학부모간의 불신이 팽배한 상황 속에서 학부모가 참여한 사립유치원 단체를 발족시킨 건 박 회장의 역할이 컸다. 박 회장은 한유총의 사립유치원 개학연기 사태 당시 한유총 인천지회장을 맡으며 가장 먼저 한유총 중앙의 뜻에 반발해 사퇴를 선언한 인물이다. 박 회장이 이 같은 파격 행보를 걸은 건 유치원은 모든 아이들의 첫 번째 교육을 맡는 교육기관으로서의 공익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다. 그렇게 설립 1년이 지나 지난 7월, 인천시교육청으로부터 사단법인 허가를 받은 박 회장은 인유협을 통해 유치원이 교육공동체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나갈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다음은 박 회장과의 일문일답.
Q 유아교육자협의회를 구성한 지 벌써 1년이 훌쩍 넘었다. 그동안 어떤 일을 해왔나.
A 유아교육자협의회는 정부의 유아교육 정책에 발맞춰 교육공동체인 학부모, 교사가 함께 소통하면서 아이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책임지자는 의미로 만든 단체다. 지난해 한유총을 탈퇴한 후 곧장 뜻이 맞는 원장들과 인유협을 구성하기로 하고 단체 대화방을 만들었다. 그렇게 인유협을 구성하면서 사립유치원 원장들 뿐 아니라 아이들과 현장에서 호흡하는 교사, 학부모의 의견까지를 두루 살피는 단체가 돼야 한다는 결론을 냈다. 그래서 아이들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고자하는 우리의 의견에 공감해주는 교사와 학부모를 함께 참여시켰다.
Q 한유총 사태를 겪으면서 사립유치원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떨어져 힘든 점도 많았을 것 같은데.
A 사실 사립유치원은 초·중·고교 교육에 혼신을 다하기 어려웠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교육기본법 제9조에 따라 100년이 넘도록 유아교육을 맡아온 학교다. 우리나라의 유아교육을 지키기 위해 정말 많은 사립유치원 교육자들의 노고와 헌신이 있었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최근 사회로부터 불신의 대상이 되는 참담한 현실에 놓이게 된 것이 사실이다. 이 점이 가장 안타까웠던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아이들의 처음을 책임지는 사람들로서 사회적인 신뢰를 회복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인유협이란 이름으로 교육당국과도 호흡하고, 학부모, 교사와 함께 소통할 수 있는 단체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우리가 유아교육 현장에서 맡은 바 책임을 다하고 있는 원장, 원감, 교사를 대상으로 연구하면서 사립유치원 교원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유아를 양육하는 가정과의 협력을 통해 유아교육기관과 학부모 간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해나가다보면 지금 쌓여있는 불신의 벽도 점차 허물어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Q 인유협의 주요 정책들을 보면 대부분 공익적인 분야와 맞닿아 있는 것 같다.
A 처음 단체를 만들 때의 목표대로 여러 공익적인 정책들을 추진해보려 노력했다. 단체를 발족하고 난 직후부터 각 지역별 인유협에서 교사놀이연수를 통해 아이들을 위한 놀이정책을 연구했다. 또 누리과정에 대한 학술세미나를 하거나, 인유협 원장들이 협의해 정부가 추진하는 처음학교로, 에듀파인, 회계 투명성을 위한 방안 찾기, 입학금 폐지 및 교육비 동결·인하 적극 참여에 대한 약속을 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실제로 입학금을 면제하고, 교육비를 동결·인하하면서 국공립 수준의 교육서비스를 선보인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Q 올해는 특히 코로나19로 유치원 현장도 많이 어려웠던 것으로 아는데.
A 그렇다. 사실 학부모가 아이들을 현장에 보내지 않다보니 유치원들의 재정적인 부담이 커졌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우리만의 봉사가 없을지에 대해 고민했다. 그렇게 나온 것이 돌봄프로그램 무상 제공이다. 개학연기가 계속되자 아이들이 집에서 할 일이 없다는 말을 듣고 선생님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하자는데 합의했다.
유치원에서 하고 있는 돌봄 프로그램을 학부모에게 제공해 집에만 있어야 하는 아이들의 놀이 교육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믿음이었다. 우선 블로그를 통해 ‘유아들의 꿈은 놀이에서 자랍니다. 가정에서 이렇게 놀아보세요’란 이름으로 놀이 프로그램을 만들어 공개했다.
2019 개정 누리과정에 맞춰 신체운동·건강, 의사소통, 사회관계, 예술경험, 자연탐구 영역으로 나눠 프로그램을 만들려했다. 설명서에는 세부적인 놀이 방식부터 대상연령, 놀이목표, 기대효과까지 자세히 적으려했다. 종이컵을 다양한 형태로 쌓아보는 놀이부터 네모 안에 공을 던지거나 공을 굴리는 놀이 등 모두 실내에서 간편하게 할 수 있는 놀이다. 그렇게 첫 공개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놀이프로그램을 개발해 공개하고 있고, 인천시교육청이 이 프로그램을 각 가정에 제공하기도 하는 등 우리만의 방식들을 찾아가는 중이다.
Q 최근에는 북한과 제3세계 아동을 위한 코로나19 관련 방역물품을 지원하기도 했는데.
A 나눔 실천이 단체 목표인 만큼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우선 소외된 이웃에게 도움의 손길을 전하는 사단법인 온누리사랑나눔과 업무협약을 하고 북한 및 제3세계 아동들을 위해 코로나19 방역물품을 전달키로 했다. 아동의 권리, 생존권의 권리를 존중하는 것이 우리 단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교육자로서의 이념을 떠나 아동의 권리와 생존권 등 아동을 위한 일이라면 먼저 나서는 단체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
Q 마지막으로 인유협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말해달라.
A 인유협은 현장에서 아이들과 소통하는 원장과 교사부터 가정에서 아이를 양육하는 학부모까지 모두가 모인 단체다. 그만큼 교육현장과 가정이 협력해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려한다. 인유협이 나아가고자 하는 뜻깊은 걸음이 난관에 부딪혀 주저 앉고 싶을 때도 있겠지만, 그때마다 미래 주역인 우리 아이들을 위해 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속에서 삶의 힘이 자랄 수 있도록 교육하는 그런 단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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