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대왕고래 게임’이 유행한 적이 있다. 게임 내용은 50일 동안 50개의 미션을 완수하는 것이다. 게임 화면에 미션이 뜨면 그걸 수행하고 인증샷을 올리면 다음 단계의 미션으로 넘어간다. ‘노래 듣기’, ‘새벽 5시에 일어나기’ 등의 정상적이던 미션 내용이 게임이 계속될수록 ‘밤새 공포 영화 보기’, ‘팔뚝에 고래 모양 칼자국 내기’, ‘친구를 폭행하기’ 등의 이상한 미션으로 변한다. 마지막 미션은 ‘자살하기’이다. 수십 명의 학생이 마지막 미션을 수행하는 사건이 생겨버렸다. 그 청소년들도 처음부터 자신이 자살하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누구도 처음부터 자살을 생각한 사람은 없다. 그러나 성적이 떨어지거나, 사람들과 관계가 나빠지거나, 여러 안 좋은 상황이 겹치면서 내 마음이 조금씩 우울해지는 것이다. 그 우울함이 깊어졌을 때는 자살이 내가 가야 할 길로 느껴진다. 마치 ‘대왕고래 게임’의 단계별 미션이 조금씩 나를 망가뜨리고 잃게 되는 원리와 같다. 따라서 우리는 단계별로 나 자신을 보존하는 방법을 갖춰야 한다.
먼저 우리들이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야 한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어떻게 살다가 죽을 것인가? 이러한 질문에 답을 찾아야 한다. 내 인생의 목표가 무엇이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인생이 된다면 성인이 돼 힘들고 가난하게 살아도 상관없다는 마음이 생길 정도면 좋겠다. 정답을 찾을 필요는 없다.
개인의 노력뿐 아니라 교육제도가 개선돼야 한다. 자살률이 낮기로 유명한 이스라엘은 학생들을 교육할 때 ‘모두가 천재’라고 교육한다. ‘모든 학생이 공부를 잘하거나 못하거나 이 세상에 기여할 저마다의 재능을 신에게 받고 태어난다’고 교육받는다. 반면 우리나라 학생들은 성적이나 학업 서열화에 정신적 상실감을 받는 경우가 많다. 아인슈타인이 중학교 때 학교에서 ‘학문적인 재능이 전혀 없다’는 생활기록부를 받아왔을 때도 그의 어머니는 “아들아 너는 분명히 숨겨진 재능이 있단다. 언젠가 재능을 펼쳐서 세상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신께서 그렇게 너를 만드셨거든”이라고 말했다. OECD 36개국 중에 자살률은 이스라엘은 33위, 한국은 1위다. 우리 모두 각자의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다. 우리의 재능은 성적처럼 줄 세울 수 없을 뿐이다. 자살을 예방하려면 청소년 개인이 정신이 무너지지 않게 노력해야 하고, 사회의 교육제도 또한 학생들의 숨겨진 재능을 찾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우리 모두 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성남 태원고 지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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