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경기교육] 코로나시대 토론 수업, 우리는 언택트

감염 위험 없이 수업 자유롭고, 기록 쌓여 성장과정 파악 가능
온라인수업 단점 보완 장점 살려…효과적으로 활용방법 논의해야

코로나시대에 많은 것들이 ‘언택트(Untact)’로 바뀌고 있다. 물건을 사는 것도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음식점도 직접 방문하기보다는 배달앱을 이용해 배달을 시키는 것이 일상화됐다. 이러한 변화는 학교 현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학교는 전통적으로 대면을 통해 일과가 진행되는 대표적인 공간이었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한 이러한 변화는 학교 현장에 한동안 혼란을 가져왔다.

오산 매홀고등학교는 학생들의 인문학 교육을 강조해 지난해 방과후에 다양한 인문학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책을 읽고 토론하는 독서토론교실,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를 초청해 직접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인문학콘서트, 판문점, 인천 개항장, 관동 8경 등 현장을 직접 방문하며 배우는 인문학 산책을 수차례 진행하며 학생들의 인문학적 소양 함양에 힘써 왔다.

올해도 이러한 교육 일정이 계획돼 있었으나 예기치 않은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인해 일정 진행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2019학년도 3기나 진행되며 학생들에게 호응이 좋았던 독서토론 수업의 경우는 코로나19가 비말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대면으로 진행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 매홀고에서는 이러한 어려움을 ZOOM을 이용해 비대면 실시간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해결하고자 했다. 1학년과 2학년, 3학년 희망 학생을 대상으로 독서토론교실 각각 3개의 클래스가 개설됐다. 학년별 차이가 있지만 수업은 대략 5월 중순~8월 초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4시~6시까지 진행됐다. 토론 수업 전문 강사는 도서관, 기술가정실 등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학생들은 방과 후 가정에서 ZOOM에 개설된 강의실에 입장해 실시간으로 수업에 참여했다.

2학년 이주연 학생은 “처음에는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토론이 어색했고, 상대방의 얼굴과 표정, 제스처 등이 잘 보이지 않아 토론을 하는 데에 불편함이 있었지만 장점도 분명 존재했다. 그 키워드는 ‘어디서나, 안전하게’였다”며 “네트워크만 잘 활성화돼 있다면 내 손 안에 쏙 들어오는 전자기기(휴대폰 등)를 통해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토론을 진행할 수 있었고, 수업 장소로 이동할 필요가 없어서 이동 시간을 줄 일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고 있는데 비대면 수업을 통해 안전 또한 지킬 수 있었다”며 “코로나 사태 탓에 미루고 미뤄왔던 토론 교실이다 보니 비록 화면 속에서 이야기 나누는 시간일지라도 소중한 시간이 아닐 수 없었다”고 말했다.

3학년 조연우 학생은 “모든 수업이 인터넷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처음에는 온라인 학습지를 작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대면 수업에 비해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며 “또한 질문이 생기면 채팅방 등을 이용해 원활한 소통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수업에 참여했던 학생들의 소감이다. 온라인으로 수업이 진행되면서 여러 가지 장단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사전에 ZOOM 이용 방법 등을 안내하고 오리엔테이션을 가졌음에도 온라인 기기를 다루는 것의 미숙함으로 인해 수업 진행 초기에 시행착오가 있었다. 그러나 비대면 온라인 수업만의 장점도 있었다. 감염의 위험 없이 토론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현 상황에서 가장 큰 장점이었다. 이뿐만 아니라 구글 프리젠테이션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학생들 간에 의견 공유가 쉽고, 무엇보다 이 기록들이 차곡차곡 쌓이면 학생들의 성장 과정을 쉽게 살펴볼 수 있다는 것 또한 큰 장점이었다.

코로나19가 극복된 후에도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시대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을 것이다. 이미 학교 현장으로 들어온 온라인 수업의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을 살려서 이를 더 효과적으로 교육에 활용할 방법을 논의할 때이다.

오산 매홀고 교사 이영아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