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닥친 코로나19는 개인의 생활패턴 뿐만 아니라 기업의 체질까지 새로운 형태로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제조업은 기존의 제조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시장에서 외면 받거나 도태될 수밖에 없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은 2018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29.2%를 차지하고 있으며, 수출 규모는 2017년 기준 한국 수출의 84.1%에 달할 만큼 국가 성장을 이끌어온 국가 산업의 근간이라 할 수 있다.
인천의 제조 산업 역시 2017년 기준 지역의 총생산 중 28.1%에 이르는 만큼 타 산업 대비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제조업은 인천경제의 허리에 해당하며 지역경쟁력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우리주변에는 기술과 품질은 우수하지만 조악한 디자인 때문에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 제품이 도처에 널려있다. 소비자는 제품을 선택할 때 성능뿐만 아니라 소재, 컬러, 형태 등 디자인의 복합적인 요소에 의해 마음을 열고 구매로 연결하게 된다.
지금까지 우리산업이 2차 산업 기반으로 성장해왔다면 이제는 혁신적인 디자인주도 제조산업을 통해 강소기업으로 변화하고 한 단계 도약해야 할 때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디자이너 고용율은 매우 낮고 경영자의 인식 또한 부족한 상태다. 특히 인천은 수도권임에도 불구하고 디자이너들이 서울의 기업으로 유출돼 그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2017년 기준 서울은 3만519개의 기업 중 0.17%가 신규디자이너를 채용을 하고 있으며, 인천의 신규디자이너 채용은 2천756개의 기업 중 0.05%에 그치고 있어 경영자의 인식 부재가 여실히 드러난다.
각 지자체별로 기업의 디자인 애로지원체계를 위해 디자인센터 등을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경영자가 지원정책에 대한 정보를 아예 모르거나, 또는 본래의 목적과 다르게 디자인지원이 아닌 수익사업 정도로 여겨지기도 한다. 지자체는 공유 지원센터의 확대 설치와 관내대학의 디자인 융합센터 등을 거점으로 해 디자인 사각지대에 있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적극 홍보,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 또한 기업은 디자인을 단지 일회성 수익창출로서의 수단이 아니라 기업의 가치를 상승시키기 위한 지속적인 기업경영의 핵심의 장치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제조기업은 일상에서 인간에게 편안함과 심미적 만족감을 주는 상품을 개발하고 디자인을 통한 생산력 향상은 부가가치 창출로 이어져 그것이 곧 기업의 경쟁력이 돼야하는 것이 아닌가?
송홍권 한국폴리텍대 산업디자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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