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바이어를 만나지 못하는 상황이 9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신규거래처에 의존하는 기업들과 기존거래처의 물량이 줄어들어 위기를 느끼는 수출기업들이 화상으로라도 바이어를 만나려는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 많은 지자체들이 신규예산을 투입하거나 기존 사업을 변경해 화상상담으로 기업의 수출애로를 덜어주려고 해외 바이어를 발굴하여 연결해주는 전문기관에 사업대행을 의뢰하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화상상담 도입 초기에 기업들은 화상상담 경험이 없어 장비와 지원인력이 갖추어진 전용상담장을 이용했지만, 최근엔 화상미팅의 70%가 회사사무실, 자택, 심지어 카페 등 편리한 공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주 킨텍스에서 개최된 지페어코리아 화상상담회에 러시아 바이어가 운전하면서 참여하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았는데 향후 화상상담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장점으로 이런 추세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화상 비즈니스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1대 1 메칭 상담 위주에서 온라인전시회와 결합해 기업홍보와 상담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가상전시회가 시도되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가 시범적으로 11월초 해외 경기우수상품전인 ‘G-FAIR 뭄바이’를 인도 최대 B2B마케팅 플랫폼사인 트레이드인디아(tradeindia)의 가상전시장을 빌려 트레이드 쇼를 펼친다. 가상부스를 방문하는 많은 바이어들과 상담을 할 수 있고 이들의 정보가 데이터로 쌓이도록 설계되어 있어 기대를 모은다.
한편 화상상담을 잘 활용하기 위해선 기업들도 준비가 필요하다. 첫째가 디지털 홍보 컨텐츠로 제품을 직접 보거나 만지지 못하기에 바이어가 필요로 하는 정보 중심의 영상자료를 준비해야 한다. 둘째는 제품에 따라 상담내용을 달리 준비해야 한다. 원자재와 부품류는 품질과 기술 자료에, 소비재는 회사의 판매정책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특히 소비재의 경우 상품만 찾는다면 바이어는 수백 수천가지 경쟁 상품이 올라와 있는 아마존이나 알리바바 같은 글로벌 온라인플랫폼을 검색할 것이다.
마지막으론 소통역량이다. 기업들은 화상으로 처음 대하는 바이어의 표정과 반응을 읽을 수 없어 어떻게 대화를 이끌어 가야 할지 몰라 한다. 디지털시대 소통기술도 미리 익혀야 한다. 코로나19로 새 질서가 되어버린 비대면 시대, 수출마케팅에도 디지털 환경에 빨리 적응하고 앞서가는 것이 제품의 품질 못지않게 기업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
이계열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글로벌통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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