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중심의 ‘위민행정’...풍요로운 강화 일군다
국·시비 확보 발로뛰는 세일즈 행정으로
취임 2년만에 군살림 6천500여억원 늘려
코로나위기 임대료 지원·의료서비스 향상
농업경쟁력 확대 농산물 판로개척도 앞장
교육·환경·복지 등 삶의 질 개선 ‘광폭 행보’
“군민의 말씀이라면 알았시다!” 강화군 공무원들이 애용하는 문구이다. 짧은 한마디에 군민을 생각하는 공직자의 자세가 함축된 말로 민선 7기 시작과 함께 유천호 군수가 700여명의 공직자들에게 권장한 구호이기도 하다. 강화지역에서 민선 군수로 6대와 8대를 연임하는 유 군수의 행정 운영 방침은 시작부터 남달랐다. 자리에 앉아 행정을 펼치기 보다, 찾아가서 직접 설명하고 결실을 얻어내는 세일즈 행정을 강화군 공직자들에게 적극 권장하고 전장에 나선 장수처럼 작전계획을 짜고 진두지휘를 마다하지 않았다. 중앙부처는 물론 인천시와 군부대, 관련기관 등을 찾아가 협의와 지원을 요청하는 적극 행보를 통해 국시비 확보와 협력을 얻어내 4천여억원에 불과했던 군 살림을 취임 2년여 만에 6천500여억원으로 크게 늘렸고, 임기 중 7천억원의 목표 달성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살림이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강화 군민과 지역발전에 투입하는 돈이 많아지고, 강화가 풍요로워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처럼 유 군수가 강화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에는 단연 ‘위민 행정’이 있다. 그는 “일을 하다 보면 정말 일을 위한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군민에게 도움이 되고자 시작한 일들도 원래의 취지와 맞지 않게, 관리하기 편한 쪽으로 일을 마무리 하는 경우가 그러한 예”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의사결정을 내릴 때마다 가장 큰 기준으로 삼은 것이 있는데 바로 ‘위민’이다. 이 일이 군민들에게 무슨 도움이 되고, 군민들이 과연 진정으로 바라는 일인가? 라는 질문을 던져서 이에 합당한 것을 결재해준다”며 “위민행정은 공무원이라면 늘 함께하는 신념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화에서 태어나 초중고교를 나온 토박이 유 군수는 인천시생활체육회장 연임, 제5대 인천시의회 문교사회위원장과 제2부의장, 민선 6대와 민선 8대 강화군수에 올라 지역의 희망 아이콘이다. 그를 만나 강화군 발전을 위한 군정 운영철학에 대해 들어 보았다.
유 군수는 앞서 언급한 ‘위민 행정엔 어떤 것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우선 목민심서를 만든 조선 후기 실학자 다산 정약용을 언급했다.
그는 “이 책에서 정약용은 민을 통치의 대상으로서 민이 아니라 사회의 한 계층으로서 민을 인정했다. 또한, 그의 위민은 실천하는 위민이었고 수령의 도리를 열거하면서도, 민을 염두에 두었고 항상 관(官)이나 공(公)보다 민(民)을 우선한 그의 정신과 가르침을 잊지 않고 있다”고 했다.
특히 “어사 박문수는 흉년에 백성을 구제하고 지방관리나 토착세력의 비리를 응징하는 등 백성을 아끼고 그들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한 위민행정가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졌다”며 “바로 군 행정도 항상 군민을 염두에 두고 펼쳐져야 하며 이것이 곧 위민행정이란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유 군수는 위민 행정의 사례를 묻자 “위민의 범위는 교육, 환경, 복지 등 매우 넓고 다양하며 군청이 추진하는 업무 대부분이 포함될 만큼 매우 광범위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차 사례 소개를 묻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군민 지원의 노력을 예로 들었다.
그는 “우리는 여느 자치단체보다 앞서 전국 최초로 코로나 19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을 개발하고 추진했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생계가 막막해진 지역 내 임차 소상공인의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3천731명에게 2차례에 걸쳐 임대료 31억여원을 지원했고 택시운수종사자와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자에게도 5억6천여만원을 지원했다.
또한, 초고령화 인구가 증가하면서 만성질환을 앓는 군민이 의료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요구하자 15억원의 군비를 투입해 지역 내 7개 병원과 20개 의원의 의료장비와 시설 개선을 지원했고 소득인정액이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의 아동 급식 100% 확대와 결식우려 아동의 급식지원 단가도 인상했다. 모두 전액 순수한 군비로 지원했고 그것도 다른 자치단체보다 앞서 전국 최초로 지원했다.
유 군수는 “앞서 언급했듯 일을 위한 일이 많기에 각종 지원 정책에는 여러 이유와 문제점을 들어 ‘불가하다’는 반대 입장이 나올 수 있다”며 “전국 최초라는 수식어는 진정 군민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쉽게 나올 수 없는 것으로 이것이 위민 행정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고 했다. 유 군수의 ‘군민사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유 군수는 ‘농촌에 무슨 공원이 필요하냐’는 잘못된 인식을 바꾼 일화로도 유명하다.
어느 날 국회의원에게 강화읍에 공원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국비 지원을 요청했다. 당시 국회의원은 ‘강화는 농촌지역으로 문을 열고 나가면 산과 들이 펼쳐져 얼마든지 산책과 여가를 즐길 수 있는데 공원을 만들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당연한 말 같지만, 강화읍의 인구는 2만2천여명을 넘어서는 도심 못지않은 인구 밀집지역인데다 유 군수가 제안한 신설 공원 주변은 아파트와 빌라로 둘러싸인 곳이었다. 다중이 사는 주거 밀집지역에 유 군수는 결국 국비 지원을 받아 지난 10월 갑룡공원을 개장했고 현재는 시민과 함께 산책 나온 반려견들의 오물을 치우는 홍보 캠페인을 별도로 해야 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뿐만아니라 유 군수는 그동안 역대 군수들은 엄두도 내지 못한 강화읍내 남문 공영주차장을 비롯 총 49곳 3천37면의 역대 최대 규모의 주차장 건설을 통해 불법 주차 차량으로 혼잡을 빚던 읍내 환경을 바꾸고 관광객 유입을 도모해 지역상권을 살리는 대책을 마련해 군민의 칭송을 받고 있다.
구모씨(60·갑곳리)는 “군수가 읍내 구도심에 공원과 공영주차장을 만든다고 했을때 많은 주민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며 “하지만, 시설이 들어서 공원 주변 집값이 오르고 주차장 주변 상권이 살아나면서 환경이 크게 바뀌자 이젠 다들 군수를 칭송하는 용비어천가를 부를 정도”라고 귀띔했다.
이에 유 군수는 “기자로서, 시생활체육협의회장으로서, 문화재단과 인천광역시 출산·양육 후원협의회 공동의장, 시의회 부의장, 민선 6대 군수 등의 경험이 오늘의 군정을 이끌어갈 원동력이 됐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경험을 오롯이 군민을 위한 곳에 쓰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유 군수에 대해 강화군 공직자들은 ‘확인 행정의 달인’이자 ‘부지런한 군수’란 닉네임을 붙이고 있다.
군이 추진하는 공사에 대해 착공에서 준공 때까지 빠짐없이 현장을 찾는 것은 물론 현장에 필요한 것을 지원하고 문제는 해결방안을 제안하는 등 현장 파악 능력이 사업자 못지않은 남다른 능력을 갖고 있다고 공직자들은 말한다.
김유신 도시개발과장은 “보통 사람들과 다르게 현장 상황 파악을 잘하신다. 그것이 경험에서 나오는 것인지는 모르나 지난 보고에서 한번 들은 문제점을 정확히 기억하고 해결책을 묻기에 어설픈 보고란 있을수 없다”며 “수시 현장 확인도 마찬가지로 담당자들은 항상 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유 군수가 공사 현장을 찾은 횟수는 올해 29차례에 달하며 그중 갑룡공원과 남산공영주차장 공사는 3차례 이상 현장을 살폈다. 하루 일정 또한 김장시장 등 민생현장을 둘러보는 것을 시작으로 군청 회의, 관내 자생단체와 사회단체 간담회 등 늦은 저녁까지 바쁜 일정으로 가득하다. 이쯤되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열정이다. 유 군수의 광폭 행보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강화군의 중심 산업이자 삶의 근간이기도 한 농업 경쟁력을 키우고 농민들이 판매 걱정없이 영농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과 지젤엠 청라점에 전국 최초로 강화 농·특산물 전용 상설매장을 개점하고 국방부 순무김치 납품과 인터넷 진출 등 농산물 판로 개척에 적극적이다.
또 어촌마을 활성화를 위해 해양수산부의 어촌 뉴딜 사업에 응모해 후포항 등 3곳의 어항 개발 국비 262억원을 확보하고 올해는 장곳항 등 4곳의 공모사업을 준비중이다. 계양~강화 고속도로 건설과 서도연도교 건설사업 등을 위해 국회와 중앙부처 및 관계기관을 연이어 찾고 있다.
평소 군민이 있는 현장을 찾아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이를 해결하고자 분주히 움직이는 유 군수의 행보 속엔 어김없이 위민 정신이 살아있다.
군청 직원 김모씨(6급)는 그렇다고 군수가 굵직굵직한 주요 현안에만 열정을 보이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는 “지난해 태풍과 돼지열병, 올해 코로나19로 지친 군민을 위로하고자 과감히 10월애 콘서트를 진행하는가 하면 자동차 극장을 운영하고 마을회관을 재개관하고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하자 전 군민을 대상으로 2차례 마스크를 배포했다”고 했다.
군정 운영에 대한 공직자와 주민들의 생각을 전하고 맺은 말을 부탁하자 유 군수는 군민을 향한 공직자들의 적극적인 노력의 자세를 촉구했다.
유 군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행정환경이 급변하면서 법·제도와 현장 간의 괴리가 더욱 심화하고 있다”며 “군민의 눈높이에 맞춰 문제를 해결하려는 공직자의 마음가짐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만큼 우리 공직자들에게 적극 행정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이어 “각종 현안 해결에서 공무원의 적극 행정에서 비롯된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문책도 하지 않을 것을 누차 강조했다”며 “공직자의 적극 행정이야말로 민생을 최우선으로 살피는 위민 행정이 으뜸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창수기자 사진=강화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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