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면서] 그 안주인의 ‘아트’ 안목은 어디서 왔을까

지인 부부가 운영하는 팬션의 이야기다. 바쁠 때이기도 했는데 안주인이 하루는 ‘캘리그라피’를 배우러 가고 하루는 ‘인문학 강의’를 들으러 가고 그날은 ‘우리쌀 베이킹’을 배우러 그 지역 읍사무소로 가신다고 했다. 읍사무소 문화센터를 내 집처럼 이용하는 분이었다.

최근 이분 생각이 다시 떠올랐던 이유는 현재 중부대학교가 지난 8월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문화예술교육 자원조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예술교육 자원이란 지역마다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이 이뤄지는 데 필요한 모든 유무형의 자원을 말한다. 처음 이 사업에 조사원으로 참여하는 사람 가운데는 자신이 사는 지역을 조사지역으로 배정받은 분들이 있다. 그분들은 대체로 자신이 사는 지역에 그렇게 많은 문화예술교육 자원이 있는 줄 몰랐다고 입을 모은다.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문화재나 사료적 가치가 충분한 자원이 자신이 오가며 자주 보았던 ‘그것’이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한다.

문화예술교육은 사람마다 관심사가 다르고 지역마다 프로그램도 다르기 때문에 조금만 관심을 두고 부지런하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검색이나 전화, 이메일 같은 비대면 방식으로만 조사해야 하지만, 이 조사를 통해 그 문화재나 자원이 다르게 보이는 것은 물론, 몰랐을 때보다 훗날 이 자원을 이용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될 것 같다고 했다. 이것은 꼭 조사원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이 자원조사의 혜택을 받게 되는 모든 시민들은 조금만 관심을 두고 완성된 문화예술교육 자원 지도를 열람하게 된다면 이런 놀라움과 흥분을 갖게 되지 않을까 한다.

“이 근방에서 제 안테나에 잡히는 좋은 문화예술교육이 있으면 저는 다 갑니다.” 그분의 팬션 구석구석이 은은히 드러나는 ‘아트’의 손길로 예사롭지 않다 했더니, 그 안목이 다른 데서 오는 게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세대가 누구나 쉽고 편안하게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문화 감수성과 예술 소양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은 개개인 사람들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길이 될 것이다. 문화적 소양을 기르고 일상에 충분한 윤활유가 되는 삶의 기쁨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한류’는 한 분야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여러 분야에 우리가 생각지 못한 방식으로 지구촌 곳곳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준다. 우리 국민 평균의 문화적 소양이 높아질수록 그것이 또 다른 문화적 토양을 만들어나가는 길이 된다. 문화강국의 길은 이런 환경에서 끊임없이 성장해나갈 것이다.

전미옥 중부대학교 학생성장교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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