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면서] 희망을 이끄는 마무리

어느덧 한 해가 저물고 있다. 매년 연말이면 드는 느낌이라고 하지만 올해는 특히 정신없이 지나버렸다.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말로밖에는 표현이 안 될 정도로 많은 일이 끝없이 이어졌다. 지난해 연말 이어진 돼지열병으로 정신없던 와중에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는 한해를 통틀어도 끝나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여름에는 최장의 장마와 폭우 그리고 대형 태풍으로 인한 연이은 재해까지 발생하며 가뜩이나 어려운 국민의 삶을 더욱 어렵게 했다.

수많은 일이 이어지면서 어느덧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할 시간이 되어버렸다. 바빠도 꼭 필요한 일이 있다. 한해를 되돌아보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한 해 동안 우리가 무엇에 천착했고, 어떤 일을 했고, 수많은 변수에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살펴보고 평가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목표와 대응책들을 세워야 하는 것이다.

올 한해 가장 큰 이슈는 ‘코로나19’였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이 감염병 사태는 우리에게 많은 과제를 던져주었다. 국가 간, 지역 간, 개인 간의 단절로 사회ㆍ경제적인 거대한 변화가 생겼다. 비대면이 일상이 되면서 이전까지 우리가 누렸던 많은 것을 잃었다. 커다란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우리 사회 전부가 고통받았지만 그 가운데 비정규직 노동자, 영세 자영업자,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은 더욱 컸다.

하지만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과 가능성을 확인한 한 해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감염병과 자연재해 속에서 우리 국민이 보여준 성숙한 시민의식은 가장 큰 희망이고 힘이었다. 바이러스의 확산을 멈추기 위해, 가족과 이웃을 지키기 위해 우리 국민이 보여준 배려와 인내가 없었다면 차단과 봉쇄 없는 효과적인 감염병 통제는 불가능했다. 또한 지방의 뛰어난 자치 역량을 확인한 해이기도 하다. 감염병이 확산하는 가운데 지방이 보여준 창의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은 우리의 자치 역량이 얼마나 성숙하고 뛰어난지 잘 보여주었다.

이제는 이 모든 것들을 모아 정리하면서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성숙한 자치 역량을 바탕으로 지방자치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한다. 올해 보여줬던 창의적이고 효과적인 정책들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또한 거대한 사회 변화에 맞는 빠른 예측과 대응을 통해 새로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이제 끝맺음의 시간이다. 흔히들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만 ‘끝맺음은 전부’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이 중요하다. 내일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지금인 만큼, 깔끔한 마무리는 내일의 희망을 잇는 다리가 될 것이다.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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