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미국의 리더십 회복과 대북정책 전망

코로나19로 유례없이 증가한 우편투표로 2020 미국 대통령 선거는 소송전으로 혼란을 겪고 있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정권인수 절차는 차분히 진행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이 내각과 백악관 참모 인선이 발표되는 가운데 여성과 이민자 출신 등 소수파의 약진이 부각되는 가운데, 우리입장에서는 미국의 외교정책 특히 한반도 정책의 향배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앤서니 블링큰 국무장관 지명자,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 국장 지명자, 중앙정보국 지나 헤스펠드 중앙정보국장 지명자,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 지명자를 보면 바이든의 공언대로 여성, 흑인, 이민자 출신이 어우러진 “미국 다운 행정부”라는 특징과 함께 외교정책 면에서는 오바마 행정부 주요 인사의 복귀가 두드러진다.

외교정책에서 주목할 인물은 사실 당선인 자신이다. 조지 H. 부시 이래 외교정책에 깊은 이해와 경험을 가진 대통령은 20년 만에 처음이라는 설명처럼 바이든 당선인은 상원 외교위원장으로서 초당적으로 구성된 집필진을 통해 아미티지 보고서로 알려진 2007년의 미·일 동맹보고서를 추진했다. 미국의 세계전략 차원에서 미일동맹을 축으로 아시아에서 역할 확대를 추구했다는 점에서 오바마 행정부 수준으로 미일동맹의 강화가 예상된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은 ‘변화’가 아니라 ‘회복’이라고 공언했다는 것은 세력구도의 변화와 새로운 문제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복구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의 도덕적, 경제적, 그리고 외교적 리더십을 회복하고 미국의 예외주의를 긍정적 차원으로 이끌어 가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추구하는 외교정책의 목표에 있어서는 트럼프 행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지만, 이들 목표를 추진하는 방법에 있어서 미국외교의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동아시아와 관련해서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은 오바마 정부로 단순한 복귀가 아니라 트럼프의 개인적 변덕으로 실추된 미국의 국격과 위상을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트럼프의 외교실책에는 시리아 철군, 쿠르드 족과 동맹의 파기, 터키의 에르도안간 대통령과 친교, 그리고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추진 등을 포함하고 있다.

외교를 담당할 블링컨 지명자는 2009년부터 18년간 바이든과 정책행보를 같이하는 과정에 대통령과 생각이 같아진 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다. 프랑스어에 능통한 외교관으로서 신중하고 우아한 언행으로 대통령을 보좌하면서 미국의 외교정책을 과도한 낙관주의와 불필요한 강경론이 아닌 엄격한 현실주의에 기초해 추진할 것이라는 평이다. 이를 종합할 때,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에 북한 비핵화는 차순위 문제이며 원칙의 준수를 의미하기 때문에 우리정부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이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한 불필요한 도발을 억제하고, 실무급 협상을 통한 미국과 북한이 수용할 수 있는 단계적 비핵화 과정의 가능한 통로를 모색해야 한다.

이성우 경기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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