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미술품 대부분은 야외에 설치돼 있어 자연적, 인위적인 원인에 의해 손상된다. 야외에 노출된 미술품들은 대기환경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온·습도 차이가 큰 환경에서는 보존 및 유지관리에 어려움이 많다.
자연적인 손상 원인에서 가장 큰 요인은 수분이며 강우나 지하수에 의해 발생한다. 강우는 그 자체로도 손상을 주지만 공기 중에 화학물질을 녹여 작품에 스며들고 화학반응을 일으켜 노화를 촉진시킨다. 대기오염이 심할수록 이러한 현상이 가속화하며 황사와 미세먼지 등으로 인해 작품 표면의 오염까지도 진행된다.
겨울철에는 수분이 작품으로 스며들어 부피가 9% 정도 증가한다.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면 석재는 풍화하고 페인트로 도장한 부분은 박리 및 박락된다. 지하수는 이차적으로 수분을 작품에 공급해 화학반응에 의한 노화와 동절기 동결융해작용에 의해 파손되며 이끼·조류·지의류번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새의 배설물도 야외 조형물을 손상시키며 바람에 의한 물리적 손상, 지진이나 자동차 진동도 원인이다.
인위적인 원인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관람자의 무분별한 행동으로 작품에 오르거나 장식물을 떼는 행위, 낙서·긁힘 등으로 인한 손상이다. 두 번째는 내구성이 담보되지 않은 재료의 사용이다. 야외미술품은 금속, 석재를 주재료로 사용하는데 석재와 금속은 수분에 취약해 통기가 잘 되는 환경에 설치해야 하고, 금속의 경우 금속 소지에 충분한 방청 처리와 내후성이 좋은 페인트를 사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비전문가의 보수행위는 작품손상을 가속할 수 있고 작품 미관에도 피해를 준다. 이러한 손상 원인에 의해 훼손된 작품들은 보수하는 데 행정적,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준다. 모든 야외미술품의 장기적 보존을 위해서는 작품 주변으로 배수가 원활하게 되도록 배수로 및 관리가 필요하다. 작품 가까이에 있는 조경은 작품 보존에 악영향을 미치므로 정기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작품 주변으로 통기가 원활하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장마가 끝나는 시기와 겨울이 지나는 시기에 주변 정비와 작품 청소가 필요하다.
관람자의 접근이 쉽기 때문에 작품 주변의 보호시설이나 안내문을 설치해 작품을 보호할 필요도 있다. 보호시설은 작품관람에 방해되지 않고 작품의 미관을 고려해 설치해야 한다. 야외조형물 심의 시, 설치 장소의 주변 환경, 설치 방법 및 마감 재료 등에 대한 심의 및 권고 항목이 들어갈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선행될 방안은 설치된 작품의 관리 상태에 대한 지속적이고 주기적인 조사점검이며 상황에 따라 응급처리도 진행돼야 할 것이다.
한경순 건국대 교수/한국문화재보존과학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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