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면서] 2020 코로나

코로나로 시작했던 2020년이 코로나로 저문다. 해마다 연말을 떠들썩하게 했던 성탄절도 올해는 조용히 집에서 지내야만 했다. 이제 사흘 후면 2021년 새해가 오지만 희망과 기대도 없다. 2021년 한해도 거의 코로나에 찌들 것 같기 때문이다.

올해는 연초부터 중국에서 불어닥친 코로나가 순식간에 전 세계를 덮쳤다. 지난 주말 기준 통계다. 세계 확진자는 8천만명에 육박했으며 누적 사망자도 170만명을 넘었다. 미국은 누적 사망자가 2차대전 전사자 29만여명보다 많은 30만여명에 이르렀다. 우리나라는 누적 사망자가 760명이다. 때문에 코로나 대응이 우수하다는 ‘K-방역’ 별칭을 얻었다.

코로나는 특히 북한을 더욱 곤경에 빠뜨리고 있다. 방역 및 보건시스템이 극도로 열악한 북한은 연초부터 국경을 전면적으로 폐쇄했다. 지난 3년간 지속된 대북제재에도 북한이 지금까지 버텨온 것은 중국으로부터의 지원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올해 그 마지막 숨통마저 막아 버렸다. 설상가상으로 수해까지 겹쳐 올해 곡물 부족량이 100여만t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겨울은 북한 주민에게 가장 혹독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사망자에 추가해 아사자도 속출할 것이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은 외부로부터의 지원을 거부하고 있다. 외부로부터의 지원 속에 섞여오는 진실이 두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와 여당은 북한 주민에게 진실을 알리는 유일한 수단인 대북전단살포마저 법으로 금지했다.

시스템 이론에 의하면 폐쇄체제는 외부로부터 정보와 지원을 받지 못해 결국에는 파국을 맞는다. 그래서 북한이 파국을 피하려면 외부로부터 지원과 진실에 입각한 정보를 받는 개방체제로의 전환이 유일한 대안이다. 이를 위해 북한독재정권과 그들로부터 압제 받고 있는 동포인 북한 주민을 분리해서 진실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 코로나는 사람을 접촉하지 않는 비대면(Untact) 시대를 열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등 전 영역이 바뀌고 있다.

저물어 가는 2020 코로나 해에 북한 주민에게 비대면으로라도 진실을 알릴 수 있는 방도는 없는지 고민해보는 아침이다.

김기호 둘하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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