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면서] 설날 풍경, 새로운 날을 시작하며

새해의 첫날을 뜻하는 설이라는 말에는 다양한 해석과 유래가 있다. 새롭게 맞이하는 첫날이라 ‘낯설다’라고 해서 설이라고 했다는 해석이 있는가 하면, 나이를 새롭게 시작하는 날이라고 해서 나이를 세는 단위로 설이라고 불렀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설이라는 말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지만, 어찌 됐건 새해의 첫날로 새롭게 시작하는 날이라는 의미는 모두가 같다.

설날을 신일(愼日)라고도 불렀는데 ‘근신하여 경거망동을 삼간다’라는 뜻이다. 새로운 일 년을 시작하는 날인만큼 한 해를 바르게 시작하라는 의미다. 그래서 설날을 맞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시작에 대한 경건한 각오와 함께 새것을 맞는다는 설렘과 즐거움이 가득한지도 모르겠다.

설날의 풍경도 사람들의 표정만큼이나 밝고 활기찼다. 설날이 가까워 올 때면 설빔으로 새 옷을 마련하는 사람들, 설 선물을 고르는 사람들, 명절 음식과 차례상을 준비하는 사람들로 시장은 북적였다. 고향을 향하는 마음에 이런저런 기대와 설렘이 가득한 사람들로 붐볐던 기차역, 버스터미널의 풍경은 언제나 마주했던 익숙한 모습이었다.

이제 곧 설이다. 그 어느 때보다 유난히 힘든 한 해를 보낸 탓인지 낡은 것을 떨치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설에 담긴 의미가 올해만큼 절실하게 다가온 적이 드물었던 것 같다. 해를 넘겨 계속되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심리적 피로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명절의 활기를 찾아보기 어렵지만, 그만큼 새로운 시작에 대한 희망과 지난해와는 달라지리라는 변화에 대한 바람이 그 어느 때보다 큰 것이다.

올해는 자치분권의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해이기도 하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법률에 따라 새롭게 출발하는 지방자치가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그 기반을 다지고 내실을 강화해야 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또한 경기도의회가 광교 신청사로 이전해 새로운 광교 시대가 시작되는 해이기도 하다. 내적 역량만큼이나 새롭게 달라지는 외연과 확대되는 접근성으로 도민과의 소통을 더욱 활발히 하게 될 것이다.

비록 지난해의 어려움이 컸지만, 새해를 맞아 떨치고 일어설 기회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얼마 전 정부는 코로나19 3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했고 경기도의회 역시 예정에 없던 임시회를 열어 2차 재난기본소득 예산을 의결하는 등 감염병 속에 피해를 입은 민생을 되살리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어려움을 딛고 일상을 회복하고자 하는 부단한 노력이 새해에는 성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이제 다시 출발점이다. 흰 소의 해인 신축년(辛丑年) 설에는 지난 1년간 우리를 괴롭혔던 모든 헌 것은 깨끗이 털어버리자. 가슴 속에 희망을 품고 새로움에 대한 기대로 다시 꿈꾸고 행동한다면 비 온 뒤에 땅이 굳는 것처럼 새롭게 도약하는 한 해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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