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 코로나 up, 스트레스 up

필자는 최근 ‘정인이 사건’을 보며 복지의 사각지대에 대해 생각했다. 출생신고가 되지 않으면 임시번호나 전산관리번호 등으로 지내는 아이들이 있다. 호적 등 난민법 등으로 어려운 과정을 거쳐 사람다운 사람으로서의 이름이 부여받기까지의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분만을 담당한 의료기관에서 출생신고 의무를 부과한다는 말이 있다. 출생 즉시 신고한다면 출생신고의 누락을 일부 해소는 되겠지만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걸까?

출생신고를 하지 않으면 무국적자로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서류상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된다. 당연히 취학은 할 수 없는 것이며 의료보험 혜택도 받을 수 없다. 주변에 여러 가지 이유로 출생신고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몽골 출신 부부는 불법체류자라서 출생신고조차 할 방법이 없다. 다른 외국인 부부는 이중국적이라 40일 후 출생신고해야 하는데 한 달 안에 BCG 예방접종을 못할까 걱정하고 있다. 그러면 혼외 출생은 출생 사실을 숨기면 어떻게 알지?

생명은 생명 자체로 귀하므로 생명에 이유가 있어선 안된다. 독일과 프랑스에서는 산모의 신원을 밝히지 않더라도 안전하게 출산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생명과 인권이며 아이가 사랑 안에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다.

불안한 사람이 전혀 불안해 보이지 않는 사람과 사귀었다. 이런 불안이 처음에는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다가 아이를 낳으면 자신이 가진 불안이 각 각의 불안과 합쳐져 또 다른 불안을 만들어 낸다.

그런 불안과 두려움이 아동학대로 연결되는 듯하다. 학대로 인한 영아 사망 사례는 매년 발생하는데 2012년부터 출생신고를 의무화하면서 실제로 영아 유기가 급증했다고 하니….

한 해 평균 127건의 영아 유기와 한 달에 한 번 영아 살해가 이루어진다는 경찰청 통계를 봤다. 세상에 완벽한 공평이 있을까? 한 사람이 잘못했다고 모두 다 벌을 주면 안된다.

코로나19로 서로의 감정 해소 방법이 줄면서 스트레스가 더 쌓여가고 있다. 서로의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기 더 어려워져 문자로라도 소통이 더 필요한 때다.

‘내가 여기 있다’고 느끼는 ‘자아 존재감’이 ‘내가 멋지고 소중한 사람’이라는 ‘자아존중감’으로 자라 잘 형성될 수 있도록 어른들의 솔선수범이 절실한 때다. 그 모습을 보고 자란 애들이 다시 부모가 될 테니까.

김양옥 한국출산행복진흥원 원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