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정용왕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장

디지털 혁신 기반 구축… ‘스마트 경기농업’ 싹 틔울 것

 

1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 시대’는 농업을 비롯한 1차 산업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학생들의 비대면 수업으로 학교 급식을 공급하는 친환경 농가는 큰 어려움에 빠졌고, 입학식과 졸업식 등 각종 행사가 취소되거나 축소되며 화훼 농가는 판로를 잃었다. 여기에 외국인 노동자가 감소하며 농가들은 인건비 상승과 일손 부족이라는 심화 현상까지 이중, 삼중의 고초를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농업인의 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지위를 향상시키고, 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앞장서고 있는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이하 경기농협ㆍ본부장 정용왕)의 어깨는 무겁다. 지난 1월 취임한 정용왕 본부장은 비대면 시대를 맞아 농업 디지털 혁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농업’ 보급을 통해 농업과 농촌의 어려움을 극복해낸다는 복안이다. 그 어느 때보다 변화와 혁신이 요구되는 시기인 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는 정용왕 본부장. 그에게 경기농업의 현안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Q NH농협은행 경기영업본부장을 역임하고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소회는.

A 과거 대한민국 발전에 절대적인 역할을 했던 우리 농업ㆍ농촌은 현재 심각한 초고령화와 인구감소, 도시와의 소득 격차 심화 등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이러한 시기에 경기농협 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그 막중한 책임감의 답을 농업ㆍ농촌 현장에서 농업인에게 청취하며 찾을 계획이다. 또한 농업인과 소통ㆍ협력하며 경기농협 임직원들과 함께 지혜를 모아 농업ㆍ농촌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한다. 농업인이 정성들여 생산한 농산물의 가격경쟁력을 높여 농업인 실익 증대를 이루고, 모든 국민이 즐겨 찾을 수 있고 활력 있는 농촌을 만들어 경기도의 모든 농업인이 자부심을 갖고 지역사회와 더불어 행복해 질 수 있도록 작은 힘을 보태겠다.

Q 올해 경기농협의 역점 사업은 무엇인가.

A 경기농협은 농업인 및 도민과 함께 지속 발전이 가능한 ‘함께하는 100년 농협’을 목표로 ‘소통과 협력’의 자세로 영농현장에서 모든 역량을 기울일 방침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5대 중점추진방향’을 설정했다.

첫째, 농업인이 안심하고 농사지을 수 있는 영농환경을 조성하는데 힘쓰겠다. 우리 농업은 생산지보다 소비지가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이에 농산물 생산에서 소비까지 단계마다 농협의 역할을 강화해 농업인과 소비자가 상생하는 든든한 농업 환경을 조성하겠다. 둘째, 디지털농협 구축을 통한 효율화를 추진하겠다. 디지털기기를 활용해 농업인들이 편리하게 농사짓고, 금융과 유통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더 쉽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청년농부사관학교’와 연계해 청년조합원을 발굴하는 등 디지털농업 전문인력을 양성할 예정이며, 전사적인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셋째, 농ㆍ축협 체질개선을 통해 사업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겠다. 농ㆍ축협 종합컨설팅 현장지원을 통해 수익을 개선하고, 지자체와 함께 협력할 수 있는 사업 개발을 통해 상호금융 경쟁력 강화에 앞장설 예정이다. 넷째, 농업인과의 소통 강화를 통해 지역의 취약한 부분을 지원하며 ‘농업인 복지증진’에 앞장설 것이다. 또한 사회공헌활동 강화를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경기농협을 구현하겠다. 마지막으로 우리 임직원이 책임감을 갖고 조직에서 힘써 일할 수 있도록 ‘행복한 직장문화’를 만들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임직원의 교육기회를 확대해 역량을 개발하고, 일과 가정이 균형을 이루도록 적극 지원하겠다.

Q 1년째 이어진 코로나가 농가들에도 악영향을 미쳤을 것 같은데.

A 코로나19는 많은 산업분야에 큰 타격을 줬다. 특히 농업분야 중 ‘화훼산업’은 그 여파가 더욱 가중되는 상황이다. 화훼품목 특성상 졸업식, 입학식, 결혼식 등 행사용 수요가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각종 행사는 대부분 취소 및 축소돼 현재 화훼농가들은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화훼소비 촉진을 위해 많은 관심과 협조가 절실한 상황으로 전 국민이 화훼 소비활성화에 동참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 특히 회사에서는 화훼장식 및 1T1F(1개 책상에 1개의 꽃 놓기 캠페인), 방문고객 꽃 나눔 행사 등을 적극 추진해 주시고, 가정에서는 기념일 선물로 화훼를 적극 활용해 화훼농가에 희망을 주시길 바란다.

이와 함께 코로나19로 인한 농업인의 큰 피해는 ‘일손부족’이라고 할 수 있다. 외국인 근로자의 입국 지연과 자원봉사자들의 농촌봉사활동 기피로 지난해 우리의 농촌은 심각한 일손부족 상황에 처했다. 올해도 코로나19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일손부족 문제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농협은 농촌의 일손부족 문제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자, 농협중앙회, 농협은행 등 범 경기농협 소속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농협함께나눔봉사단’을 구성, 영농철 적재적소에 봉사인력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시군 자원봉사센터와 농협 시군지부의 업무협약을 통해 더 많은 자원봉사자가 농촌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겠다.

아울러 코로나19 확산 이후 학교급식 중단으로 친환경 농산물의 판로가 막혀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농협은 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등 관내 2천600여개소에 단체급식을 공급하고 있다. 작년도 학교급식으로 나간 경기미는 3천383t으로 2019년(8천550t) 대비 60% 이상 감소했다. 학교급식용 쌀은 친환경 내지 GAP 인증을 거쳐 일반 벼보다 20% 이상 높은 가격으로 수매하기 때문에 일반 소매시장에서는 판매가 쉽지 않고, 학교가 언제 개학할지 몰라 섣불리 처분하기도 곤란한 상황이다. 경기농협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화훼 소비촉진 캠페인’, ‘드라이브스루(DLIVE THRU) 농산물 판매’, ‘학교급식 꾸러미 공급’ 등 다양한 농ㆍ축산물 소비촉진 사업을 전개해 농가들의 어려움 해소에 힘쓰겠다.

 

Q 비대면 시대에 농업, 농촌에도 변화가 필요할 것 같은데.

A 비대면 시대에 농촌인구 감소 및 고령화는 우리 농업ㆍ농촌에 가장 위협적인 요소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농업 디지털 혁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농업’ 으로의 변화다. 이에 우리 농협은 ‘농협형 스마트팜’ 모델을 체계화하고 생산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을 지원할 수 있는 체계구축에 많은 노력을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 정부 및 지자체 등과 사업 협조를 통해 초기에 투자되는 고비용 해소에 노력하고, ‘스마트팜 청년농업인 육성’, ‘스마트팜 모델 개발 및 전용 자재공급’, ‘스마트팜 수확농산물 온·오프라인 판로확보’ 등을 적극 지원해 스마트팜 확대를 위해 많은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또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우리 농업ㆍ농촌은 정신적ㆍ육체적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국민의 치유공간으로 그 역할이 더욱 증대될 것이다. 농협에서는 코로나19로 지친 가족들이 함께 농촌경관 속에서 식물 재배에 참여하거나,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는 등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적극 추진하겠다. 이와 함께 깨끗하고 아름다운 농촌경관 유지를 위해 농촌마을단위 공동체를 활성

할 계획이며,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 즐길 거리가 있는 농촌체험마을을 적극 발굴해 국민건강 증진과 농업인의 신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농협형 케어팜 마을을 육성하겠다.

Q 임기 중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A 실질적인 농가소득 증대를 위한 지자체 협력사업을 발굴할 생각이다. 디지털농업 활성화 및 농업인 소득증대를 위해 신소득ㆍ우량종자, 스마트팜 등 새로운 형태의 지자체 협력사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농업경영비 절감을 위한 각종 영농지원 사업에 대한 지원도 확대해 농업인의 미래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토록 최선을 다하겠다. 또 탄소저감 농법을 보급하고, 농가교육 및 컨설팅, 사후관리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우선 2021년 시범농가를 운영하며 탄소저감 농법으로 획득한 탄소배출권을 판매해 농업인의 새로운 농가소득원을 발굴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다음으로 고품질 경기미 생산을 통한 시장경쟁력 강화이다. 경기도 및 경기도농업기술원과 함께 경기도 육성 품종인 ‘참드림’의 재배와 수매를 확대하고, 여주(진상ㆍ영호진미), 이천(해들ㆍ알찬미), 안성ㆍ양평ㆍ파주(참드림), 화성(골든퀸3호) 등 시군별 특화품종 육성을 통해 경기미의 시장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양곡 수급안정방안 마련을 통한 산지 쌀값 지지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학교급식 중단 사태 등에 대비해 꾸러미사업, 온라인 판촉전 등 마케팅 방안을 수립하고 RPC와 비RPC 간 조곡 거래 활성화로 수확기 전까지 적정 재고관리를 통한 양곡 수급 안정을 도모할 수 있도록 매진해 나가고자 한다.

Q 경기농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A 경기농협은 늘 변함없이 농민 곁에서 농업ㆍ농촌의 번영과 다양한 지역사회 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고객 감동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초심을 잃지 않겠다. 코로나19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경기농협이 함께 고통을 나누고 극복하는 데 최선을 다해 어려울 때 힘이 되는 경기농민들의 동반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늘 농업인 여러분의 건강과 건승을 기원한다.

 

김규태ㆍ홍완식기자 / 사진=윤원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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