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일부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분당과 파주에서 LH 간부급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경기북부경찰청과 분당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10시께 파주시 법원읍 산방리의 한 농막 주변에서 LH 파주사업본부 간부 A씨(58)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이날 오전 가족과 통화한 뒤 “먼저 가서 미안하다”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11일 정부가 발표한 LH 직원 투기 의혹 조사 대상자 20명에 A씨가 포함되지 않았지만, A씨와 관련해 부동산 투기 관련 첩보를 접수하고 사실 관계를 확인할 예정이었다.
경기북부경찰청 관계자는 “A씨와 관련해 아직 내사에 착수하지 않은 상태이며 A씨와 접촉하거나 연락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2일에도 전 LH 전북본부장 B씨(56)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목숨을 잃었다. B씨는 이날 오전 9시40분께 성남시 분당구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B씨의 집 안에서 메모 형식의 유서가 발견됐으며, 유서에는 ‘국민께 죄송하다. 책임을 통감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2018~2019년 12월까지 LH 전북본부장을 지냈고, 지난해 초 LH 부동산 금융사업부 전문위원(본부장급)으로 위촉돼 근무하던 중 최근 불거진 이번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괴로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정부에서 발표한 투기 의혹 대상자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동료 직원 등을 토대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시신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정민훈ㆍ이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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